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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섹션: 버라이어티

라인업 7회 - 2007년 11월 3일


라인업 7회
2007년 11월 3일 방송분
방영: SBS
MC: 이경규, 김용만, 신정환, 김구라 외
게스트: 성시경

개인적으로 토요일 저녁 버라이어티의 선호를 무한도전에서 라인업으로 완전히 갈아탄 상태다. 소위 최근 작두를 탔다는 무한도전을 버리고 라인업으로 갈아탄 이유는 최근에도 말이 많은 정준하 파문으로 인해서가 아니다. 가장 간단하면서도 기본적인 이유, 현재 상태에서 무한도전보다 라인업이 더 재미있기 때문이다.

라인업의 진정한 재미는 무한도전을 벤치마킹 했다거나 욕설파문처럼 막나가는 진행이 아니다. 누가 봐도 현재 잘나가고 있는 메이져들이 스스로를 낮추고 막장짓을 하는등 마이너를 지향하는 모습을 본다는 것이다. 물론 처음에는 단순히 흉내내기에 그쳤으나 회가 거듭될 수록 시청률이 안구의 쓰나미를 몰고 오는 상황때문인지 이들의 마이너 모습은 이제 제법 그럴듯하게 보인다.

이번 6회는 라이업이 점차 자리를 잡아가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다. 스케쥴이 겹쳐 1회 빠진 김구라를 대신하여 나온 성시경은 웃겼다 안 웃겼다를 떠나 적절한 선택이었다. 시청률의 압박으로 인하여 출연자나 제작진이 너무 과열되다보니 라인업은 예상했던 것보다 더 가파르게 막장화 되어가고 있었다. 김구라의 욕설파문도 그에 따른 부작용이었던 것이다. 그랬던 라인업에 기존 출연자들과는 전혀 다른 분위기를 가진 성시경을 투입하여 너무 과열되었던 라인업의 막장 분위기를 적당한 시기에 가라앉혀 주었던 것이다. 더불어 앞으로 라인업에 게스트를 투입할 수 있는 방법을 제시했다.

성시경이 참여한 라인업의 나름 최고 인기코너인 '상처받을 수도 있어' 코너는 기존 출연자들과 다른 이미지를 가진 게스트들도 라인업에 나오면 같이 막장화 되어버리는 모습을 효과적으로 보여주었다. 게스트가 뒷자리로 밀리자 앞자리로 나오고 싶어하고, 그를 위해서 한마디라도 더 말하려고 하는 등 기존의 막장 게스트들과 전혀 다르지 않은 모습을 보여줌으로서 라인업의 진정한 재미인 메이져의 마이너화에 따른 즐거움을 느낄 수 있었던 것이다.
 
프로그램 후반부에 여대로 직접 찾아가서 멤버들이 좌충우돌하는 모습은 조금 산만하기도 했지만, 어느 순간부터 좀처럼 스튜디오를 벗어나지 않았던 버라이어티가 직접 시청자들을 찾아가 몸으로 부딪치는 모습을 볼 수 있어서 좋았다. 솔직히 스튜디오 안에서만 자기들끼리 짖고 까부는 웃음은 휘발성이 강할 수밖에 없다. 비록 볼 때는 함께 웃어주지만 현실로서 피부에 와닿지 않기에 돌아서면 금방 잊어버리기 마련인 것이다. 그에 반하여 스튜디오를 벗어나 현실과 함께 호흡하여 만드는 웃음은 비록 반응은 느릴 수 있었도 시청자들의 뇌리에 좀더 오래남는다. 무한도전이 바로 이런 점에서 호감을 얻어 지금의 작두를 타게 되었던 것이다.  
 
라인업은 현재 자리를 잡아가고 있는 중이다. 이경규의 말처럼 3년안에 무한도전을 잡을 수 있을지 지금으로서는 알 수 없지만, MC들을 비롯하여 모든 출연자들이 그 어느때보다 의욕적으로 프로그램에 임하는 모습은 보기 흐믓하기까지 하다. 더불어 마이너에서 메이서로 올라선 분위기를 가진 '무한도전'에 반해 역으로 메이저에서 마이너화 되고 있는 '라인업'은 색다른 재미와 즐거움을 전해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