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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섹션: 버라이어티

놀러와 168회 - 2007년 11월 2일


놀러와 168회
2007년 11월 2일 방송분
방송: MBC
MC: 유재석, 김원희, 노홍철
출연: 박건형, 서현진

개인적으로 '놀러와'는 현재 가장 잘 나가고 있는 유재석이 특별한 애정을 가진 채 진행을 하고 있지 않다면 시청률 부진이란 이유로 이미 폐지되었을거라 생각한다. 그동안 '놀러와'의 포멧이 여러차례 바뀌었다는 것은 시청자들에게 다가가기 위한 다양한 시도라고 볼 수도 있지만, 그만큼 어느 포멧도 시청자들의 꾸준한 관심을 얻는데 실패했다는 사실의 반증이기도 하다.

최근 자신이 출연하고 있는 뮤지컬을 열심히 홍보하고 있는 박건형과 훈남 오상진 아나운서에 이어 MBC가 전략적으로 키우고 있는 미코 서현진 아나운서 편의 2탄인 168회는 '놀러와'의 장점과 단점이 그대로 드러난 방송이었다. 지난 1탄이 박건형 중심이었다면 2탄은 서현진 아나운서 중심이었다. 시청자들이 호기심을 가지고 있는 여자 아나운서들의 세계를 엿볼 수 있었으며, 서현진 아나운서의 동기이자 가장 친한 나경은 아나운서의 이야기가 나올때마다 어색해하는 MC 유재석의 반응을 볼 수 있었다. 특히 유재석을 제외한 3명의 남성 출연자들이 서현진 아나운서에게 관심을 드러내는 식으로 분위기를 몰아감으로서 서현진 아나운서가 현재 MBC의 신데렐라임을 다시한번 확인시켜 주었다.
 
하지만 이번에도 '놀러와'는 고질적인 문제를 다시 드러냈다. 토크쇼로서 출연자들로부터 새로운 이야기를 끌어내지 못했던 것이다. 유재석과 김원희는 출연자들이 이야기를 할때 장단을 잘 맞추어 주어 으쌰으쌰하는 분위기를 잘 조성하지만 출연자들의 이야기에서 핵심포인트를 찝어내는 능력이 부족하다. 이 것은 신동엽이 특히 잘하는 것인데, 출연자들이 분위기에 취해 자신도 모르게 새로운 이야기를 흘렸을때 그것을 놓치지 않고 꼭 찝어줌으로서 출연자들이 미리 정해두었던 선을 넘어서도록 만드는 것이다.

이에 반해 유재석은 선천적인 성품에 기이난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으쌰으쌰하는 분위기를 조성하여 출연자들을 기분좋게 만드는 데까지는 능숙하나 출연자들이 할까말까 망설이는 이야기를 끄집어내는 것에 소극적이다. 오히려 자신쪽에서 잘 포장하여 덮어주기까지 한다. 물론 이런 성품때문에 유재석이 국민 MC로 사랑받고 있는 것이지만, 이런 방식의 진행은 토크쇼에 어울리지 않는다고 볼 수 있다.

대한민국 방송계는 케이블까지 포함하여 좁은 연예계에 비하여 많은 버라이어티 숫자를 가지고 있다. 덕분에 게스트로 초대되는 출연자들은 전혀 새롭지 못하며, 자주 본 출연자가 했던 이야기를 방송 프로그램만 바꿔가며 다시 들어야하는 실정이다. 이런 상황에서 게스트 위주로 진행하는 토크쇼에서마저 새로운 이야기를 시청자들에게 전해주지 못한다면 그 토크쇼는 MC들이 아무리 이미지가 좋아도 시청률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이번 168회에서는 MC인 유재석 김원희가 소극적인 진행을 한 것에 비해 오히려 출연자인 서현진이 예상보다 더 나가주는 이야기를 함으로서 비교적 새로운 이야기가 많이 나왔지만, 계속 이런식으로 MC들이 소극적으로 진행하면 '놀러와'는 게스트빨에 목을 메달 수밖에 없다. 실제로 지난 몇회동안 출연자들의 연예이야기나 사귀었던 스타들의 이니셜 놀이만 계속될뿐 출연자에 대한 그동안 언급되지 않았던 새로운 이야기가 끄집어 내진적은 거의 없다. 물론 깜짝쇼를 펼치려 하기보다는 게스트들을 배려해주는 유재석 특유의 진행은 보기좋다. 하지만 매회마다 출연자들의 얼굴만 다를뿐이지 '놀러와'에서 하는 이야기가 뻔하다면 유재석의 훈남이미지는 계속될지 몰라도 시청자들의 시선고정은 계속 되지 못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