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8월 13일 방송분
방영: MBC
MC: 강호동, 유세윤, 올밴
게스트: 이경실
이경실편은 '무릎팍 도사'가 더이상 특별한 토크쇼가 아님을 여실히 증명하고 있다. 이경실이 무릎팍 도사에게 내놓은 고민이라는 것이 고작 '사우나를 끊을 수가 없어요'였다. 물론 그동안에도 말도 안되게 유치한 고민들이 등장하지 않았던 것은 아니지만 이번만큼 무성의하고 별다른 의미를 갖지못한 고민은 처음이었다. 이는 뒤집어 생각해보면 그만큼 이경실은 '무릎팍 도사'에 출연하면서 자신을 솔직하게 드러내보이기 보다는 계산해둔만큼만 드러내겠다는 의사표현이나 다름없다. 즉, 강호동과 제작진에게 자신은 오늘 출연하여 딱 이정도까지만 하겠다고 미리 선을 그어둔 것이다. 그러자 강호동으로서는 그 선을 넘지않기 위해서 신경쓰다보니 별달리 해볼만한 것이 없었다. 이렇듯 처음부터 주도권을 빼앗기고 시작하자 강호동은 방송내내 이경실의 개인기와 말장난 퍼레이드에 박수치고 웃어주며 리액션이나 담당할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무릎팍 도사-이경실편'의 내용을 살펴보자. 시종일관 이경실의 입담 퍼레이드였을 뿐이다. 물론 뛰어난 개그감각을 가진 이경실이기에 시종일관 재미있었다. 그러나 이날의 방송내용은 굳이 '무릎팍 도사'가 아니라도 어디서든 들을 수 있는 내용들일 뿐이었다. '무릎팍 도사'에서 보여진 이경실의 입담은 본질적으로 지난주 '해피투게더 시즌3'에서 보여준 입담과 다를 것이 없었던 것이다. 덕분에 '무릎팍 도사'와 '해피투게더 시즌3'는 졸지에 비슷한 방송이 되어버리고 말았다. '무릎팍 도사'에서만 들을 수 있는 내용, '무릎팍 도사'만이 할 수 있는 질문, '무릎팍 도사'이기에 시청자들이 기대하는 모습들은 이경실편 그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었다. 막말로 시간대를 아침방송으로 옮기고 유세윤과 올밴 대신 강호동의 옆자리에 정선희를 앉혀놔도 크게 달라보일 것이 없는 방송이었던 것이다.
솔직히 얘기해서 강호동씨나 저는 좋아하는 사람과 싫어하는 사람이 극과 극인 사람이에요. 굉장히 강하잖아, TV에서 비추어지는 게. 그런데 신동엽이나 유재석은 거의가 좋아해. 나도 신동엽이나 유재석처럼 하면 팬층이 더 많다라는 것은 나도 알고 강호동도 알아요. 그러나 우리의 성격이 신동엽이나 유재석이 될 수가 없어. 그렇게 생겨먹었어, 우리는!강호동은 백상예술대상에서 대상을 수상한 이후로 완만한 하강곡선을 그리고 있다. 그 곡선이 너무 완만하여 잘 인식이 되지 않을뿐이지, 대상수상 이후로 변한 강호동의 진행스타일이 강호동이 맡은 프로그램들에 좋지않은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이다. 그 대표적인 프로그램이 '무릎팍 도사'이다. 이제 더이상 MC와 게스트 사이에서 벌어지는 공격과 수비와 묘한 신경전들 속에서 자신들도 모르는 사이에 표출되는 게스트들의 인간적이고 진솔한 모습을 '무릎팍 도사'에서 찾아볼 수가 없게되었다. 그저 여타의 토크쇼들처럼 입담좋은 게스트가 실컷 웃겨주면 MC인 강호동은 리액션이나 크게 해주면서 분위기를 돋구어주는 평범한 토크쇼로 전락하고 있는 것이다. 그로 인하여 예전에는 '무릎팍 도사'에 어떤 게스트가 출연한다고 하면, 네티즌들 사이에서 그 게스트와 관련된 민감한 사항들이 미리 회자되며 '무릎팍 도사'에서 어디까지 다루어질지 미리 예측되곤 하였지만, 지금은 누가 나오든 그런 현상이 일어나지 않고 있다. 어차피 '무릎팍 도사'가 평범한 토크들만 줄창 하다가 눈물 한번 보여주며 감동으로 마무리될 것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강호동과 '무릎팍 도사'의 제작진은 잊지 말아야 할 것이 있다. 이경실의 말처럼 강호동은 유재석처럼 진행하면 경쟁력이 없다는 사실이다. 강호동이 그렇게 생겨먹은 것도 있지만 유재석형 진행을 가장 잘하는 사람은 바로 유재석이기 때문이다. 더불어 시청자들은 강호동이 유재석처럼 진행하기를 바라지 않는다. 그런 것을 바랬다면 '놀러와'나 보면 되지 굳이 '무릎팍 도사'를 볼 필요가 없는 것이다. 마찬가지로 '무릎팍 도사'도 평범한 토크쇼로서 출발하지 않았고 인기를 모았던 요인도 게스트들의 입담이 아니었다. 그런데 이제 점점 게스트들의 입담에만 의존하고 화제성이 부족하다 싶으면 가끔씩 깜짝쇼를 연출하여 노이즈마케팅이나 노리고 있다. 강호동이나 제작진이나 '무릎팍 도사'의 장점을 포기하니 꽁수밖에는 의존할 수 없게된 것이다. 이경실의 말대로 생겨먹은대로 단점을 보완할 것이 아니라 장점을 극대화하여 시청자들에게 어필해야만 함에도 불구하고, 강호동과 제작진은 시대의 조류를 거꾸로 거슬어 올라가고 있는 것 같아서 심히 답답할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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