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결혼했어요'의 제작진이 요즘 급하긴 급한가 보다. '패밀리가 떴다'의 약진으로 인하여 상황이 역전될 위기에 처하자 '우리 결혼했어요'의 가장 큰 인기요인을 포기해야 할지도 모르는 애키우기 프로젝트까지 도입하려 하고 있는 것이다. 가상현실 속에서 신혼부부로 생활하는 '우결'의 4커플이 애를 키우는 모습은 언뜻보면 그럴듯해 보인다. 영원한 흥행법칙인 3B법칙에 따라서 Baby는 언제나 시청자들의 시선을 불러모으며, 애키우기에 초보일 수밖에 없는 젊은 4커플의 우왕좌왕하는 모습이 시청자들에게 재미와 웃음을 전해줄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제작진이 당장의 화제성과 3B법칙에 홀려 결정적으로 간과하고 있는 것이 있다. 그것은 바로 애가 생기는 순간 알콩달콩한 신혼생활은 끝이 난다는 사실이다.
시청자들은 4커플의 결혼생활을 보기 위해서 '우결'을 시청하고 있는 것이 아니다. '사람 사는 모습이 다 똑같지.'라는 말속에 함축되어 내포되어 있듯이 결혼생활이란 일반 대중들이나 연예인이나 크게 다를 것이 없다. 이는 아침 토크쇼에서 자신들의 결혼생활을 중계방송하는 연예인부부들의 생활모습만 봐도 확인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청자들이 '우결'에 열광했던 이유는 그들의 가상 결혼생활이 결혼생활의 황금기나 다름없는 신혼기이기 때문이었다. 신혼기란 부부가 결혼하여 아직 생활에 접어들기 이전인 가장 달콤한 시기라 볼 수 있다. 즉, 부부가 정으로서 살아가기 이전에 뜨겁고 달콤한 사랑으로 살아가는 시기인 것이다. 그렇기에 신혼부부들은 뭘해도 다 예뻐보이고 주변사람들로부터 축복을 받는다. 신혼부부의 달콤함이 주변마저도 달콤함에 취하도록 만들기 때문이다.
아마도 제작진은 앤디가 얼마나 애를 잘보는지, 솔비가 말 안듣는 애로 인한 화를 얼마나 잘 참는지, 크라운J가 어떤 아빠의 모습을 보여줄지, 도무지 애엄마 스타일이 아닌 서인영이 애엄마가 되었을때 어떤 모습일지, 매우 흥미로울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는 듯하다. 언뜻보면 그럴듯한 아이디어이며 시청자들의 이목을 모을 수 있는 방법처럼 보인다. 그러나 신혼부부에게 애가 생기면 더이상 달콤한 생활을 지속하기 힘들어진다. 자신들 위주였던 생활이 애 위주로 변해야만 하기 때문이다. 애가 생기는 순간 제작진은 지금까지 '우결'이 가지고 있던 대부분의 장점들을 포기해야만 할 것이다. 아직 서로에게 완전히 동화되지 못한 커플들이 점차 서로를 알아가면서 이해와 배려를 통해서 가상 부부로서 거듭나는 재미, 실제와 리얼 사이에서 아슬아슬하게 줄타기를 하는 커플의 모습을 보는 재미, 미혼인 여성들에게는 '저렇게 살 수 있을까?'와 기혼인 여성들에게는 '저렇게 살았으면 좋았을텐데!'하는 대리체험과 대리만족을 전해주는 재미 등등을 모두 잃은 채 애키우는 과정에서 생겨나는 해프닝성 재미와 웃음에만 매달려야 할 것이기 때문이다.
'god의 육아일기'가 공전의 히트를 칠수 있었던 이유는 의외성과 판타지적인 모습들 덕분이었다. 애보기와는 무관할 것 같은 다섯남자들이 엄마와 아빠의 역할을 나누어 맡으며 애를 잘보는 모습이 시청자들로서는 신선한 충격이자 의외적으로 다가올 수밖에 없었으며, 아이돌들이 애를 키운다는 것 자체가 시청자들에게는 판타지적인 모습이나 다름없었던 것이다. 그에 반하여 '우결'의 4커플은 비록 가상이긴 하지만 부부이다. 부부가 애를 키우는 것은 전혀 의외적이지 못하며 어찌보면 너무도 당연한 일이다. 비록 솔비와 서인영이 애를 키우는 모습이 다소 어색하고 우스꽝스럽긴 하겠지만 시청자들은 아내와 엄마로서 당연한 일이라고 받아들일 것이다. 여기에 가상과 실제의 경계사이에서 아슬아슬한 줄타기를 하고 있던 커플들은 애가 생기는 순간 가상에 안착할 수밖에 없다. 애 자체가 실제로 낳은 아이가 아님으로 그 애를 키우는 커플의 모습은 시청자들에게 가상현실 속에서 부모를 연기하는 모습으로 비추어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더불어 애는 컨트롤이 안되기로 유명하다. 장근석의 신작영화 '아기와 나'에서도 문 메이슨이 울기시작하면 모든 촬영을 중단해야만 했었다. 갓난아기들을 데려와 장시간동안 강한 조명에 노출하기 어려울테니 재민이나 문 메이슨정도의 아기들이 동원될텐데, 아마도 매 촬영때마다 커플들과 제작진은 컨트롤이 안되는 아기들로 인하여 전쟁아닌 전쟁을 치루어야말 할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애가 생기기 이전과 같은 커플의 알콩달콩함이 나올 수 있을까?
서인영이 '우결'에서 애기들이라 부르며 애지중지하던 신상구두들 대신에 진짜 애기를 보게 되었다고 상상해보자. 그순간 서인영은 서인영을 특별하게 보이도록 만들었던 서인영만의 매력을 잃고 평범한 주부가 되고 만다. 더불어 서인영으로서는 심각한 딜레마에 빠지게 될 것이다. 실제 애지중지해야할 애기가 있는 주부가 계속 신상구두들을 애기들이라 부르며 애지중지하는 모습을 보이게 되면, 시청자들은 더이상 웃으며 넘어가지 않고 철없고 기본도 안된 엄마라며 비난을 할 것이 뻔하다. 그렇다고 애기가 생겼다하여 지금까지 애지중지하던 신상구두들을 헌신짝 버리듯 버리게 되면, 지금까지 이시대의 잠재적인 된장녀들의 대변자이자 욕망의 해방구로서 모았던 서인영의 인기기반이 흔들리게 된다.
이렇듯 복잡한 상황에 대한 설명은 저리 치워두고 간단히 한가지만 생각해보자. 신상마녀 서인영이 애를 보게됨으로서 점차 아줌마가 되어가는 모습을 과연 시청자들이 보고 싶어 할까? 아줌마를 비하하는 것이 아니라 아줌마의 이미지와 기존에 서인영의 인기요인은 상극이라는 말이다. 이는 다른 출연자들에게도 대부분 동일하게 적용된다. 애보기 과정에서 나오는 해프닝성 웃음을 위해서 출연자들은 자신의 인기기반을 잃게될지도 모른다. 헐리우드의 유명배우 조지 클루니는 아기가 갖고 싶을 때마다 절친한 브래드 피트와 안젤리나 졸리 부부를 집으로 초대한다고 한다. 브래드 피트와 안젤리나 졸리 부부의 아이들이 조지 클루니의 집을 난장판으로 만든 채 한바탕 휩쓸고 가버리면 아기가 갖고 싶다는 생각이 깨끗이 사라지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이를 통해서도 알 수 있듯이 가상부부 사이에서 생긴 애기라는 존재는 가상부부의 사이를 더욱 가깝게 만들어줄 수도 있지만 오히려 멀어지게 만들 수도 있는 양날의 검이다. '우결'의 가장 큰 인기요인은 가상과 현실 사이에서 보이는 출연자들의 아슬아슬한 줄타기이다. 애가 등장하면 이 줄타기가 자체가 끝나버릴 수도 있다. 결국 애보기 과정에서 발생될 해프닝성 웃음을 위해서 가상부부 사이에 애기를 끼어넣는 것은 '우결'의 가장 큰 인기요인을 포기하겠다는 말이나 다름없다.
'웅크린 감자의 주절주절' 카테고리의 다른 글
| 왕기춘의 은메달이 부끄러운 대한민국 방송사들 (20) | 2008/08/12 |
|---|---|
| 박태환과 소녀시대? 씁쓸한 연예계의 금메달 마케팅. (14) | 2008/08/11 |
| 신상마녀 서인영을 애보게 만들겠다고? (4) | 2008/08/10 |
| 허세근석? 제 멋대로 살게 내버려 둬라! (8) | 2008/08/09 |
| 미스코리아 왕관을 차라리 김태희에게 주어라! (19) | 2008/08/08 |
| 서태지와 히스 레저, 신화가 된 영웅은 불행하다! (4) | 2008/08/07 |


이올린에 북마크하기
이올린에 추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