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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섹션: 드라마

태왕사신기 15회 - 2007년 11월 1일


태왕사신기 15회

2007년 11월 1일 방영분
방송: MBC
연출: 김종학
극본: 송지나
출연: 배용준, 문소리, 이지아

그토록 사람들의 기대를 한몸에 받았던 청룡 '처로'의 액션을 볼 수 있었던 15회 였다. CG가 사용된 백호와 청룡이 대결을 그린 일기토 장면은 전체적인 구성이나 장면설정등은 솔직히 생각했던 것보다 잘빠졌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15회의 포스는 무적을 자랑하며 승승장구하던 '처로'가 '담덕'이 꽃미모를 자랑하며 달려오자 난데없이 '수지니'를 들쳐업고 꽁지가 빠져라 도망치기 시작하면서부터 흐지부지되고 말았다. 사실 스토리의 전개를 위해서 어쩔 수 없었겠지만, 아무리 '수지니'가 태왕사신기의 간판 꽃미녀라해도 지금까지 고독한 용사의 포스를 자랑하던 '처로'가 굳이 '수지니'를 들쳐업고 도망쳐야만 했던 이유가 드라마 자체내에서는 도무지 제대로 설명이 되어 있지 않았다.
 
'기하'의 포스는 점차 증대되고 있지만, 그에 비해 '연호개'의 포스는 그나마 있던 것도 증발해버리고 말았다. '호개'는 '담덕'의 라이벌이자 또 다른 쥬신의 왕으로서 '담덕' 못지않는 포스를 풍겨줘야만 드라마가 산다. 그런데 '기하'품에 안겨있는 '호개'는 누나에게 사랑해 달라고 징징거리는 남동생같은 모습이었다. 개인적으로 배우가 가진 중량감의 차이 때문에 그렇게 보인다는 것은 '호개'에 대한 제작진의 포장이 부족했음을 반증하는 변명일 뿐이라고 생각한다.
 
뭔가 크게 한판 붙을 것 같았던 전투는 이번에도 용두사미로 끝났다. 그럴듯한 공성전은 벌어지지 않았고, 이번에도 어김없이 단지 두 사람에 의해서 성문이 뚫리고 말았다. KBS의 역사스페셜을 보면 삼국시대의 성들은 그 구조상 성문을 뚫기 어려웠다고 나오던데, 제작비의 압박때문인지 제작진이 백제의 뛰어났던 성들을 그저 지나가는 관문 정도로 묘사하여 아쉽기 그지없다.

그토록 철옹성의 요새라고 한껏 분위기를 잡아놓고 너무도 쉽게 성으로 들어갈 수 있었던 '담덕', '주무치', '현고'는 알아서 모시는 수비대장의 친절한 안내까지 받은 채 성주인 '처로'에게로 갈 수 있었다. 왜냐고? '담덕'은 쥬신의 왕이니까. 적수가 없다는 용사 '처로'는 '담덕'한테 힘 한번 못 써본 채 나가떨어져 오히려 자신을 구해달라고 애원한다. 왜냐고? 배용준이 주인공이니까. 스토리의 전개와 제작비의 압박상 어쩔 수 없는 전개라는 것은 이해하지만 드라마가 시청자들에게 너무 성의없는 것은 아닌지 의문이 든다. 아무리 좋게 보려해도 시청자들에게 꼭 '담덕'이어야만 하는 이유의 설명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태왕사신기의 갈등 해결은 늘 이런식이었다. 굳이 진중권의 유행어 '데우스 엑스 마키나'를 들먹거리고 싶지는 않지만 태왕사신기에서 아무리 심각한 갈등이라해도, 아무리 판을 크게 벌린 갈등일지라도,  쥬신의 왕인 '담덕'만 나서면 모든 것이 한방에 해결되는 것이다. 작가나 제작진들에게는 정말 편리한 갈등 해결 방법일지 몰라도 진중권이 보면 또다시 뚜껑 열릴 일이다. 15회 방영분에서 좋았던 것은 전투 장면에서 사용된 CG들의 이질감이 점차 줄어들고 있다는 점이었다. CG를 화면과 매치하는 기술이 좋아진것인지, 아니면 자주보다보니 눈에 익은 것인지는 모르겠으나 '처로'가 창을 휘두를때 뿜어져 나온 일진광풍은 꽤나 볼만한 광경이었다. 그나마 이것도 앞으로 청룡의 힘을 잃은 '처로'의 포스가 예전만 못할것 같으니 보기 힘들것 같아서 아쉽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