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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섹션: 버라이어티

황금어장 68회 - 2007년 11월 7일


황금어장 68회
2007년 11월 7일 방송분
방영: MBC
MC: 강호동, 김국진, 김구라, 신정환 등등
게스트: 이하늘, 정재용, 휘성

68회는 '황금어장'이 실로 오랜만에 원래의 컨셉인 까칠한 방송의 포스가 발휘됐다. 개인적으로 '느낌표'의 정반대에 서 있다고 생각하는 '황금어장'은 어설프게 훈훈함이나 공익을 강조하기보다는 이 시대가 허용할 수 있는 선을 살짝살짝 넘나들면서 계속 까칠함을 유지해주길 바란다.

요즘 자신들의 스핀오프 코너인 '라디오 스타'에게 밀렸다고 공공연히 이야기 되어지는 '무릎팍 도사'의 이번주 게스트는 DJ D.O.C의 리더 '이하늘'이었다. 최근 등장하는 프로그램들마다 과도하게 자신의 소속가수의 홍보에 열을 올려서 눈쌀을 찌푸리게 만들었던 '이하늘'이었지만, 이번에는 '강호동'의 페이스에 말려들면서 소속가수의 홍보보다는 자신의 까칠했던 이야기를 많이 털어놓았다.
 
비교적 새로운 이야기도 있었고, 나름 훈훈한 이야기도 있었지만, '이하늘'편의 가장 좋았던 점은 연예인에 대한 맹목적인 환상을 깨주었다는 것이다. '이하늘'의 입을 통해서 듣는 가난과 신용불량에 대한 이야기들로 인하여 연예인들은 무조건 화려하게만 살고 부자일거라는 환상이 잘못된 것임을 확인할 수 있었다.

더욱이 '이하늘'은 음반을 수백만장이나 판 인기가수이자 한때나마 아이돌스타였다. 비록 웃음을 위해서 과장이 섞여있겠지만, 스타 '이하늘'의 환상적이지 못한 현실을 진솔하게 털어놓는 모습은 인간적으로 다가왔다. 다만 까칠했던 과거에 대해서 너무 많은 시간을 할애한 것은 '이하늘'의 까칠했던 과거행적들을 너무 포장하려 한 것이 아닌지 의심이 들게 만들었다.
 
소위 최근 작두를 탔다고 일컬어지는 '라디오 스타'는 최근 본의 아니게 화제의 중심에 서 있는 '휘성'이 게스트로 나왔다. 녹화 시점으로 보았을때, 녹화당시 출연자들은 모르지만 방송을 보는 시청자들이 알고 있는 사실이 있기에 '휘성'편은 아슬아슬한 긴장감을 느낄 수 있었다.

'라디오 스타'의 가장 큰 장점은 누구나 알고 있지만 쉬쉬하는 이야기를 '무릎팍 도사'처럼 애써 포장하지 않은 채 리얼하게 꺼내놓는 막장스러움에 있다. 이번 방송에서 YG관련 이야기를 직설적으로 꺼내는 '김구라'의 모습은 가장 '라디오 스타' 다웠다고 볼 수 있다. 더불어 거기에 대응하는 '휘성'도 비교적 여유로웠으며, 자신이 꺼낸 칼날을 스스로에게 돌려 칼집에 잘 집어넣는 '김구라'의 모습 또한 보기 좋았다.
 
뿐만 아니라, 자의든 타의든 그동안 신비주의 컨셉을 유지하던 '휘성'이 한결 편안해진 모습으로 막장 프로그램에 나와 빼지않고 함께 보조를 맞혀주는 모습은 '휘성'을 다시보게끔 만들었다. 어쨌거나 현재 화제의 중심에 서 있는 '휘성'이기에, 이 주제로 인한 이야기들도 '라디오 스타'에서 보여주었던 여유로움으로 잘 대처해 나가기를 바란다.

68회는 '황금어장'의 초심을 볼 수 있어서 좋았다. 아무리 독한 마음먹고 시작한 프로그램이라 할지라도 어느정도 인기를 얻고 언론의 집중포화를 받게되면 느슨해지고 물타기가 행해져 초심을 잃게되는 일이 빈번했다. '막장'이라는 컨셉을 들고나와 지금의 인기를 얻게된 만큼 초심을 잃은 채 장수하는 프로그램이 되기보다는 비록 짧을 지라도 굵은 발자취를 남기고 멋지게 사라지는 것이 '황금어장'답지 않을까 생각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