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크섬의 비밀 1, 2회
방영: MBC
연출: 김영기
극본: 송재정
출연: 신성우, 김선경, 김광규, 윤상현, 이다희 등
김과장님은 개도 도도 아닌 명백한 빽도였고,
그 배는 그 후 우리가 만난 마지막 배가 되었다.
more..
시스콤계의 스티븐 스필버그라 불리우는 김병욱 PD의 성공요인은 비교적 단순하다. 시청자들에게 캐릭터를 먼저 어필한 후 그런 캐릭터들을 바탕으로 드라마를 엮어가는 것이다. 시트콤의 성공여부를 좌우하는 것은 캐릭터들이 얼마나 잘 만들어졌느냐에 달려있다는 말이 있듯이, 김병욱 PD의 시트콤에 등장하는 캐릭터들은 거의 대부분 시청자들로부터 큰 사랑을 받곤 했다. '순풍산부인과'의 박영규, '웬만해서는 그들을 막을 수 없다'의 노구, '거침없이 하이킥'의 야동순재가 그 대표적인 케이스들이라 할 수 있다. 물론 다른 시트콤들도 캐릭터 만들기에 공을 들인다. 그러나 다른 시트콤들이 대부분 시청자들의 공감을 얻는데 실패하는 것에 반하여 유독 김병욱 PD의 시트콤들만 인기를 얻는 이유는 캐릭터 만들기의 방법이 다르기 때문이다. 다른 시트콤들은 인위적으로 캐릭터를 부여하고 시청자들이 그것을 인정하도록 강요하지만, 김병욱 PD의 시트콤에서는 개성넘치는 인물들이 서로 부딪치고 소통하면서 개성이 점차 독특한 캐릭터성으로 확장되는 것이다. 즉, '야동순재'라는 캐릭터를 정작 만들고 이순재에게 부여한 쪽은 제작진이 아니라 시청자들이었던 것이다.
'거침없이 하이킥'의 제작진들이 다시모여 새롭게 시작한 '크크섬의 비밀'은 대표적인 떡밥미드 '로스트'를 대놓고 패러디하고 있다. 일군의 남녀가 외딴섬에 표류되어 겪게되는 코믹 어드벤쳐 스릴러인 것이다. 1, 2회는 '거침없이 하이킥'의 제작진들 답게 개성넘치는 등장인물들을 소개하고 그들이 서로 소통하면서 점차 캐릭터성을 만들어가는데 중점을 두고 있었다. 그런데 '크크섬의 비밀'에는 '거침없이 하이킥'의 영광을 잇기에는 다소 불안한 요소들이 존재했다. 우선 시트콤치고는 적은 방영횟수인 40회라는 한계 때문인지 전개가 너무 빠르다. 캐릭터성을 만들어가는 방영초반에는 시청자들에게 캐릭터를 충분히 어필하기 위해서 전개가 느린 것이 일반적이었던 것에 반하여 '크크섬의 비밀'은 시청자들이 캐릭터들을 파악하며 스토리를 따라가기 벅찰만큼 전개가 지나치게 빠르다. 그로 인하여 시청자들이 등장인물들의 캐릭터를 만들어 등장인물들에게 부여해주기를 기다리기 보다는 제작진이 등장인물들의 캐릭터성을 시청자에게 강요하고 있는 듯한 느낌마저 받게된다. '거침없이 하이킥'의 제작진들 답지않게 여타의 실패한 시트콤들의 전철을 따르고 있는 것이다.
또한 주인공으로 캐스팅된 신성우의 연기는 빠른시일내에 개선되지 않으면 '크크섬의 비밀'의 치명적인 단점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았다. 연기경력이 꽤 됨에도 불구하고 신성우는 여전히 자체 버퍼링이 존재하는 어색한 연기를 지속하고 있다. 대사, 표정연기, 리액션 등에서 언제나 한박자 늦곤 하는 것이다. 이런 모습은 연극적인 연기톤으로 연기하는 김선경이나 오버연기를 하는 김광규와 대사를 주고받을 때 특히 눈에 확연히 드러난다. 대사와 리액션이 오고가며 호흡이 맞아들어가야만 하는 순간에 신성우의 자체 버퍼링 연기로 인하여 호흡이 흐트러지기 일쑤인 것이다. 여기에 신성우는 어울리지도 않는 몸개그까지 시시때때로 시도하고 있다. 외모와 목소리는 영락없이 최민수 짝퉁같은 모습인 채로 어색하게 몸개그를 시도할 때마다 지켜보는 시청자들로서는 민망하기 이를데 없다.
시트콤은 그 장르적인 특성상 방송초반보다는 캐릭터들이 확고히 자리잡은 순간부터 인기를 얻어간다. 따라서 현재의 낮은 시청률은 '크크섬의 비밀'의 행보에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고 볼 수 있다. 따라서 지금은 '크크섬의 비밀'에 등장하는 캐릭터들이 얼마나 효과적으로 자신들의 캐릭터성을 시청자들에게 어필하는지 지켜보는 것이 중요하다. 1, 2회를 지켜본 바로는 전체적으로 나쁘지 않았다. 방송초반임에도 불구하고 캐릭터를 만들면서 스토리를 전개시킬만큼 전개가 지나치게 빠르며, 세트에서 벗어나면서 시야가 너무 확장된 감이 있어 캐릭터들에게 집중할 수 없는 것을 제외하고는, '크크섬의 비밀'은 오랜만에 시선을 두고 볼만한 시트콤임에 틀림없었다. 그러나 '크크섬의 비밀'의 성공과 실패를 좌우할 캐릭터들을 만들어감에 있어서 제작진은 좀더 여유를 가지고 진행시킬 필요가 있었다. 너무 빠르다보니 주인공 신성우의 캐릭터를 인지하기보다는 자체 버퍼링하는 연기가 눈에 거슬리고 있기 때문이다.
'웅크린 감자의 드라마보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 크크섬의 비밀 6, 7회-시청률이 상승하지 않는 이유? (0) | 2008/07/30 |
|---|---|
| 크크섬의 비밀 3, 4, 5회-'1박2일'과의 공통점과 차이점! (2) | 2008/07/26 |
| 크크섬의 비밀 1, 2회-자체 버퍼링하는 신성우의 연기. (0) | 2008/07/23 |
| 밤이면 밤마다 2회 - 김선아의 3가지 실수! (1) | 2008/06/25 |
| 식객 4회 - 김래원과 남상미가 아깝게 느껴지는 드라마! (7) | 2008/06/25 |
| 식객 3회 - 김소연, 남상미의 몸매만큼도 못한 음식들! (2) | 2008/06/24 |


이올린에 북마크하기
이올린에 추천하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