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8월 6~8일 방송분
방영: MBC
연출: 김영기
극본: 송재정
출연: 신성우, 김선경, 김광규, 윤상현, 이다희 등
아! 이거 며칠이야!
아! 미쳐버리겠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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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 윤상현이 윤초딩이란 캐릭터를 어필하지 못했다고 가정해 보자. 그랬다면 로또복권을 맞추어보며 짧은 순간에 표정만으로 인간의 희노애락을 모두 표현하는 윤상현의 연기가 시청자들에게 실감나게 다가오지 못했을 것이다. '어라, 윤초딩에게 저런면이 있네!', '윤초딩, 돈 때문에 쪼달렸는데 정말 좋겠군!' 등등 시청자들이 윤초딩에 대한 사전지식이 존재하기에 그 짧은 순간의 연기가 실감나게 전해질 수 있었다. 괜스레 죽자사자 거북이 머리를 치켜 세우기 위해서 바람을 불어넣었던 찌질이 김과장의 에피소드도 마찬가지이다. 김과장이 얼마나 김부장을 무서워하는지 이미 충분히 알려주었고, 찌질이 김과장이 어떤 행동패턴을 보여주는지 시청자들이 이미 알고 있었기에, 미련스럽게 탈진하도록 바람을 불어넣는 김과장의 행동을 시청자들은 공감하면서 즐거워할 수 있었다.
그에 반하여, 윤상현의 열연으로 살린 로또 에피소드는 '크크섬의 비밀'의 한계를 보여주고 있다. '로스트'의 설정만을 가져온 것이 아니라 '로스트'에서 등장한 대표적인 에피소드의 아이디어마저 차용하지 않으면 안될 정도로 '크크섬의 비밀'의 제작진들이 스토리를 전개시킬만한 다양한 아이디어를 가지고 있지 못함을 증명하고 말았기 때문이다. 단순히 설정을 빌려오는 것은 패러디가 될 수 있으나 스토리의 핵심이 되는 구체적인 아이디어마저 차용하는 것은 더이상 패러디라 볼 수 없다. 표절이냐 아니냐의 문제가 아니라, 만약 '로스트'에서 로또복권 에피소드가 존재치 않았다면, 과연 '크크섬의 비밀'에서 로또복권 에피소드가 등장할 수 있겠느냐는 문제에서 제작진은 자유로울 수 없기 때문이다. 패러디, 오마쥬, 표절은 경계가 모호하고 구분하기 어렵다. 어쩌면 이것을 결정하는 것은 시청자들이 아니라 제작진의 자존심일지도 모른다. 과연 '크크섬의 비밀'의 제작진은 로또복권 에피소드를 시청자들에게 내놓으면서 자랑스럽기만 했을까?
어쨌든 12, 13회를 통해서 제작진은 깨달았을 것이다. 시트콤의 성패를 좌우하는 것은 캐릭터이며, 시청자들에게 어필된 캐릭터는 복잡한 스토리 없이도 충분히 시청자들의 공감을 얻을 수 있다는 사실을. 따라서 제작진이 윤상현-이다희-심형탁의 러브라인을 살리고 싶다면 이다희와 심형탁의 캐릭터부터 시청자들에게 어필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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