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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보이 2: 골든 아미
(Hellboy 2: The Golden Army, 2008)
장르: SF/액션/판타지
감독: 길예르모 델 토로
출연: 론 펄먼, 셀마 블레어, 더그 존스, 루크 고스, 애너 월턴 등
러닝타임: 120분

우리가 죽으면...
그만큼 세상은 헐벗는 거야.



'반지의 제왕'이 마음에 들지 않았거나 뭔지 모르게 불편함을 느꼈다면 '헬보이 2: 골든 아미'를 강력하게 추천한다. '반지의 제왕' 시리즈의 피터 잭슨 감독과 외모마저 흡사한 길예르모 델 토로 감독은 헐리우드산 블록버스터 액션영화인 '헬보이'를 가지고 아주 멋지고 통쾌하게 '반지의 제왕' 시리즈를 엿먹이며 조롱하고 있기 때문이다. '반지의 제왕' 시리즈는 분명 멋진 작품이며 명작의 반열에 오를 수 있을만큼 작품성이 뛰어나다. 그러나 '반지의 제왕' 시리즈가 가지고 있는 태생적인 한계이자 오류는 철저하게 인간의 관점에서 쓰여진 판타지 역사라는 점이다. 즉, '반지의 제왕' 시리즈는 오직 인간만이 정의이고 사우론과 오크들은 극단적인 악으로 묘사된 채, 정의를 수호하기 위해서는 무조건 인간을 도와 사우론의 세력을 물리쳐야 한다는 극도로 단순한 이분법으로 이루어져 있다. 여기에 어째서 인간은 정의이고 사우론은 악인지 아무런 설명이 존재치 않는다. 그저 인간과 맞서기에 악이라고 칭하고 있을 뿐이다. 더불어 인간을 도와 사우론과 대적하는 인간 이외의 종족들은 중간계를 지킨다는 명분을 내세우지만 실상은 인간을 지키기 위해서 자신들의 목숨을 기꺼이 내놓았다. 사우론을 물린친 중간계를 지배하는 것은 바로 다름아닌 인간들이기 때문이다. 결국 '반지의 제왕' 시리즈는 철저하게 인간의 관점에서 인간을 중심에 놓고 본 세계관으로 이루어져 있다고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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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에 반하여 '헬보이 2: 골든 아미'는 인간의 관점으로 이루어진 인간중심의 세계관을 거부한다. 오로지 인간만이 정의라며 '반지의 제왕' 시리즈가 내세운 사상을 철저하게 비웃고 있다. '헬보이 2: 골든 아미'에서 인간은 사우론의 오크들보다도 못한 존재로 묘사되었다. 만족을 모르는 탐욕, 이기심, 배은망덕으로 똘똘뭉쳐 바퀴벌레처럼 지구를 좀먹고 세상을 더럽히는 종족이 바로 인간인 것이다. 이렇듯 '헬보이 2: 골든 아미'에서는 먼저 전쟁을 시작하고 세계를 지배하려는 탐욕을 부린 종족은 인간이며, 나머지 종족들은 그런 인간의 탐욕에 맞서서 끝까지 정의롭게 싸웠지만 명예를 모르는 탐욕스런 돼지들인 인간은 세상을 더럽힌 채 나머지 종족들을 점차 세상에서 밀어내려 한다. 그렇기에 엘프족의 왕자 누아르는 분연히 떨치고 일어나 정의를 지키기 위해서 봉인해 두었던 골든 아미를 깨워 인간을 말살하려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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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보이 2: 골든 아미'에서 가장 인상적이었던 것은 길예르모 델 토로 감독이 엘프에 대한 고정관념을 멋지게 엿먹여 버렸다는 사실이다. '반지의 제왕'에 등장했던 엘프는 모두 아름다운 외모를 가지고 있었다. 완벽한 미모, 완벽한 몸매, 완벽한 성격, 그리고 완벽한 정의감까지 결국 엘프란 불완전한 인간의 완성판이라 볼 수 있었다. 그러나 이는 인간의 관점에서 본 엘프의 모습임을 부인할 수 었다. 원작에 엘프란 가장 완벽한 종족이자 가장 아름다운 종족이라 표현되어 있다. 그런데 영화 '반지의 제왕'에서는 그 완벽함과 아름다움을 지극이 인간적인 관점에서 묘사했다. 인간이 추구하는 아름다움과 완벽함이 다른 종족들이 추구하는 완벽함과 아름다움에 합치되지 않을 것임에도 불구하고, '반지의 제왕'에서 묘사된 엘프는 오로지 인간적인 관점에서 보았을 때 완벽하고 아름다운 모습으로 묘사되었던 것이다.

그에 반하여 '헬보이 2: 골든 아미'에서 묘사된 엘프의 모습은 언뜻보면 괴기하고 추해보이기까지 한다. 일본의 가부끼 화장에서 영감을 얻은 것이라 보아지는 엘프들의 모습은 기존의 엘프들에 익숙해져 있던 관객들에게는 적지않게 불편함을 던져준다. '헬보이 2'에 등장하는 엘프들은 인간보다 아름답지도, 인간이상으로 정의롭지도, 인간보다 완벽하지도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길예르모 델 토로 감독이 바로 이 부분에 이의를 제기하고 있다. 왜 엘프가 인간보다 아름다워야만 하는가? 엘프는 엘프의 기준에서 아름다우면 된다. 왜 엘프가 인간의 기준에서 정의로워야 하는가? 인간의 정의는 인간사회를 위한 것이듯 엘프의 정의는 엘프사회를 위한 것이어야만 한다. 왜 엘프는 인간보다 완벽해야만 하는가? 엘프는 엘프로서의 완벽함을 추구하면 그뿐이다. '반지의 제왕'에서 오로지 인간을 돕기 위해서 존재하는 것만 같았던 엘프들의 모습에 침을 뱉듯 '헬보이 2: 골든 아미'의 엘프들은 그들의 기준과 정의를 내세운 모습으로 인간에게 반기를 든다. 엘프의 입장에서보면 인간이 사우론 세력과 다를 것이 없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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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지의 제왕' 시리즈의 피터 잭슨과 쌍둥이 같은 길예르모 델 토로 감독의 등장이 반가운 이유는 두 사람이 서로에게 거울이 되어 줄 수 있기 때문이다. 거울은 사물을 있는 그대로 비추어주지 않는다. 좌우가 반대되어 비추어주는 것이다. 비록 쌍둥이 같은 외모를 가지고 있지만 피터 잭슨과 길예르모 델 토로는 서로 정 반대되는 세계관과 상상력을 가지고 있다. 피터 잭슨이 인간을 중심에 놓은 채 인간의 관점에서 세계를 바라보고 그에 따른 상상력을 영상으로 표현한다면, 길예르모 델 토로는 정반대의 관점에서 인간을 바라보고 그에 따른 상상력을 영상화하는데 특출난 재능을 가지고 있는 것이다. 문화가 발전하기 위해서는 한쪽에 치우치지 않은 채 균형을 이루어야만 한다. 따라서 '반지의 제왕' 시리즈와 '킹콩'으로 인하여 판타지 영화의 거장으로 추앙받고 있는 피터 잭슨의 세계관이 영화계 전체의 주류가 되지 않도록 대항마로서 정반대의 위치에서 피터 잭슨에게 엿을 먹이고 조롱하며 균형을 잡아줄 길예르모 델 토로의 등장은 여러모로 반가울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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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웅크린 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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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보이 2: 골든 아미
(
Hellboy 2: The Golden Army, 2008)
장르: SF/판타지/액션

20자평: 길예르모 델 토로, 이 친구 물건이다!
별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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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웅크린 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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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의 여신이라고 칭해지는 미녀새 이신바예바가 장대 높이뛰기에서 5m05를 넘어 세계신기록을 세우며 올림픽 2연패를 달성하는 극적인 순간을 대한민국 국민들은 함께하지 못했다. 전세계인들이 숨죽인 채 미녀새가 땅을 박차고 올라 멋진 모습으로 하늘을 나는 모습을 대한민국 국민들은 생중계로 지켜볼 수 없었던 것이다. 왜냐고? 미녀새 이신바예바가 세계신기록을 기록하는 그 시간대가 바로 방송 3사들이 월화 미니시리즈를 방송하는 시간대였기 때문이다. 4년을 기다려서야 한번 볼 수 있었던 찬란한 순간을 본방뿐만 아니라 재방까지 일주일에도 수차례나 볼 수 있는 드라마로 인하여 대한민국 국민들은 지켜볼 수 없었던 것이다. 비단 이신바예바 뿐만이 아니다. 마라도나의 재림이라고 불리우는 세계적인 축구스타 리오넬 메시가 압도적인 경기력으로 골을 넣는 모습도 대한민국 국민들은 볼 수 없었다. 한때 세계 축구계를 평정했던 호나우딩요가 중국 대표팀을 유린하는 모습도, 전 세계적으로 마이클 펠프스보다 훨씬 더 인기있는 NBA 농구스타 코비 브라이언트가 덩크를 꽂아넣는 모습도, 대한민국 국민들은 접할 기회가 존재치 않았다. 왜냐고? 대한민국 방송3사에게 있어서 그들은 세계적인 스포츠 스타이기 이전에 시청률을 올려주지 못하는 듣보잡일 뿐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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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막 후 1500m 예선이 끝나기 전까지 2008년 베이징 올림픽이 마치 박태환의 올림픽인 것처럼 시종일관 박태환 타령만 하던 대한민국 방송사들이, 그나마 생중계를 통하여 경기장면을 보여준 세계적인 스타는 올림픽 8관왕 마이클 팰프스만이 유일하다. 그것도 마이클 팰프스가 박태환의 롤모델이자 경쟁자이면서 전무후무한 8관왕의 대업을 달성하였기에 방송사들이 배려해 주었다고 볼 수 있다. 만약 팰프스가 박태환의 경쟁자가 아니고 세계신기록을 쏟아내며 8관왕을 달성하지 못했다면, 대한민국 방송사들은 팰프스마저도 듣보잡 취급을 하였을 것이 분명하다. 실제로 팰프스보다 몇배나 몸값이 비싸며 전 세계 어디서나 슈퍼스타 대접을 받고있는 스포츠 스타들이 현재 대한민국 방송사들에게서 굴욕아닌 굴욕을 당하고 있는 중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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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올림픽에 출전한 우리나라 대표선수들은 그 누구보다도 우리 국민들의 응원과 기를 필요로 한다. 따라서 우리나라 방송사들이 우리 대표선수들의 경기 위주로 생중계를 해주는 것은 너무도 당연한 일이다. 그러나 올림픽은 4년마다 열리는 지구촌 최대 축제이다. 올림픽이 세계 최고의 스포츠 이벤트가 될 수 있었던 것은 세계적인 스포츠 스타들이 조국의 명예를 걸고 최선을 다해서 경쟁하기 때문이다. 그로 인하여 투어만 돌아도 천문학적인 돈을 벌어들일 수 있는 페더러나 나달 같은 테니스 스타들이 모든 환경이 열악할 뿐만 아니라 경기진행마저도 미숙한 올림픽 무대에서 평상시 같으면 상상조차 못할 새벽경기까지 감수하며 최선을 다하고 있는 것이다. 더불어 전세계인들이 4년을 손꼽아 올림픽을 기다린 이유도 이와 같은 최고의 스포츠 스타들의 명경기를 지켜보기 위함이다. 올림픽이 아니라면 천문학적인 몸값인 메시, 호나우딩요, 코비 브라이언트, 페더러 등의 스타들을 한자리에서 지켜볼 수 있는 기회가 존재치 않기 때문이다. 따라서 대한민국 국민들 역시도 우리 대표선수들을 응원하고 싶어하는 마음 만큼이나 세계적인 스포츠 스타들의 경기모습을 보고싶어하는 것이 당연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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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대한민국 국민들은 공중파 방송국이 3개나 베이징에 진을 치고 올림픽을 중계해 주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세계적인 스포츠 스타들의 경기모습을 접하기가 하늘에 별따기에 가깝다. 그로 인하여 많은 수의 국민들이 올림픽에 세계적으로 이름값 높은 스포츠 스타들이 참가하지 않았다고 생각하고 있을 정도이다. 예전만 해도 이렇지 않았다. 육상을 몰라도 100M의 제왕들인 칼 루이스와 벤 존슨은 누구나 알고 있었고 그들의 경기를 긴장된 마음으로 기다렸다. 인간새 부브카가 이번에는 얼마나 높이 날아오를지 기대하였으며, 매 올림픽마다 탄생하는 체조요정들의 신들린 경기모습에 박수와 환호를 보냈던 것이다. 현재 거리에 나가서 한번 물어보라. 2008년 베이징 올림픽을 통해서 알게된 세계적인 스타들이 누가있는지? 대부분의 사람들은 박태환, 최민호, 장미란, 이용대 등의 우리나라 대표선수들의 이름만을 대거나 수영 8관왕 마이클 팰프스의 이름을 대는 것이 고작일 것이다.

이런 현상은 분명 잘못 되었다. 올림픽에는 우리나라 대표선수들만이 참가하고 있는 것이 아니다. 세계에서 난다긴다하는 스포츠 선수들이 조국의 영광을 위해서 최선을 다해서 경기를 펼치고 있다. 세계인의 한사람으로서 대한민국 국민들도 비단 우리나라 대표선수가 아닐지라도 인종, 국적, 종교와 상관없이 최선을 다하여 멋진 경기를 펼친 선수들을 응원하고 찬사를 보내주어야만 한다. 그것이 바로 지금은 많이 변질되었지만 쿠베르탱 남작이 제창한 올림픽 정신이자 올림픽을 최고의 블록버스터급 스포츠 이벤트로 만든 원동력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우리의 현실은 어떠한가? 바로 옆나라에 열리는 올림픽에서 조국의 명예를 걸고 최선을 다하는 스포츠 스타들의 경기보다, 저 먼 영국땅에서 벌어지고 있는 잉글리시 프리미어의 경기들을 더 쉽게 접하고 더 자세하게 살펴볼 수 있다. 이것은 분명 크나큰 오류이며 잘못된 현상이다. 올림픽은 지구촌 최대의 축제이자 4년에 한번밖에 열리지 않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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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국민들도 전세계인들과 마찬가지로 장미란이 세계신기록을 들어올리고 감격하는 모습에 환호했던 것 만큼이나 미녀새 이신바예바가 세계신기록을 뛰어넘고 감격에 벅차하는 모습에 환호를 보내야만 한다. 그것이 바로 국적, 인종, 종교를 뛰어넘어 하나되는 올림픽 정신이자 전세계인들이 4년동안 손꼽아 올림픽을 기다려온 이유인 것이다. 그러나 현실은 유일하게 이신바예바의 경기모습을 중계하던 SBS마저 드라마 '식객'을 방송해야한다는 이유로 전세계인들이 4년동안 기다려온 순간을 대한민국 국민들은 함께할 수 없도록 만들었다. 뿐만 아니라, 대한민국 국민들은 우리나라 대표선수들이 출전하지 않았거나 두각을 나타내지 못한 종목들의 메달리스트의 이름조차 알 수없는 지경에 이르렀다. 매 올림픽마다 어김없이 각본없는 인간 드라마가 써지는 올림픽임에도 불구하고 이번 2008년 베이징 올림픽은 수준낮은 대회진행을 하고 있는 중국에 대한 비판만 넘쳐날뿐 올림픽에서 만들어진 스포츠 드라마를 전하는 방송국들은 존재하지 않고 있는 것이다.

대한민국 방송사들에게 묻고 싶다. 공중파 채널들이 모두 베이징으로 몰려가 중계를 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도대체 올림픽 정신을 어디다 팔아먹은 것이냐고? 올림픽 무대에서 수많은 기존의 별이 지고 새로운 별이 탄생하는 모습을 왜 우리나라 국민들은 까맣게 모르고 있어야만 하는 것이냐고? 어찌보면 현시대의 대한민국 국민들은 불운한 것일지도 모른다. 2008년 베이징 올림픽을 추억할때 대한민국 대표선수들의 경기들을 제외하곤 기껏 기억하는 것이라곤 중국 관중들의 어이없는 응원태도밖에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이신바예바가 하늘로 박차고 오를때 정말 멋있었지!', '메시가 수비수들을 농락한 후 골을 넣었을 때는 명불허전이더군!', '코비가 덩크를 할 때는 농구대가 무너질 듯이 박력이 넘치더군!' 등등의 말을 할 수 있는 국민들은 대한민국 방송사들의 중계가 아니라 인터넷을 통하여 외국방송의 중계를 찾아다닌 열성팬들 이외에는 없는 것이 작금의 현실이다. 88년 서울 올림픽 때 칼 루이스와 벤 존슨의 100M 달리기 대결은 시골 할아버지 할머니들도 알고 있었던 것에 비한다면 현시대의 국민들은 참으로 운이 없는 것임이 분명하다. 우리나라 방송국들 도대체 언제쯤 정신을 차릴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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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웅크린 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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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파일: 나는 믿고 싶다.
(The X-Files: I Want To Believe, 2008)
장르: SF/드라마
감독: 크리스 카터
출연: 데이빗 듀코브니, 질리안 앤더슨, 다코타 휘트니, 조셉 크리스먼 등
러닝타임: 104분

스컬리, 이게 나에요.
당신을 만나기 이전에도 항상 이랬고 이일이 내가 아는 전부예요.

글로 써요. 책을 만들어요.


아무리 잘 만들어진 '베스트 극장'이라고 해도 영화와 동급이 될 수는 없다. 이는 TV매체가 갖는 한계와 관객들이 극장에서 기대하는 기대치가 다르기 때문이다. 미국이나 일본에서 크게 히트하여 매니아들을 양산한 TV 시리즈들이 영화화 되는 것을 자주볼 수 있다. 얼마전 한국에서 개봉했던 'Hero'와 '섹스 앤 더 시티'가 그 대표적이 예이다. 문제는 이런식으로 제작되는 영화들은 기존의 TV시리즈 매니아들의 기대치와 TV시리즈를 모르는 일반관객들을 동시에 만족시켜야만 하는 까다로운 상황에 놓인다는 사실이다. 즉, TV시리즈만의 아기자기한 구성을 유지하면서도 거대한 스크린에 어울리도록 스토리와 상황을 짜맞추어야만 하는 것이다. 그런데 이것이 상당히 까다로운 작업이다. 시청자들이 TV시리즈를 보는 시청패턴과 관객들이 영화를 보는 관람경향이 전혀 다르기 때문이다. 따라서 시청패턴에 맞혀져 있는 TV시리즈의 구성을 관람경향에 맞도록 재구성하는 일은 자칫 잘못하면 양쪽 모두의 장점을 잃게될 위험이 존재한다.

그래서 대부분의 TV시리즈의 영화화는 '베스트 극장' 형식이 사용된다. TV시리즈와 이어지는 스토리와 구성에 TV시리즈의 팬들이 원하는 요소를 집어넣은 후 규모와 스케일을 키우는 것이다. '베스트 극장'처럼 TV시리즈보다 많은 시간동안 기승전결로 이루어진 스토리를 TV시리즈보다 규모와 스케일을 키워 TV시리즈의 매니아들과 영화관객들을 모두 만족시키려 하는 것이다. 그러나 문제는 아무리 작품성과 흥행성이 높은 '베스트 극장'이라고 해도 막상 영화관에서 상영하면 그것을 보러올 관객들이 별로 없다는 것에 있다. '베스트 극장'은 일종에 TV영화이긴 하지만 어디까지나 TV에 맞추어진 TV용 영화이기 때문이다. 대형 스크린에서 상영되어 영화관을 찾아온 관객들을 만족시킬만한 문법과 기법으로 제작되지 않은 것이다.

오랜만에 TV시리즈 매니아들에게로 돌아온 전설의 'X-파일'의 세번째 영화인 '나는 믿고 싶다'는 '베스트극장'의 함정에 빠진 전형적인 경우라고 볼 수 있다. 비록 매니아들에게는 달콤한 꿀같은 컴백일지 몰라도 TV시리즈를 모르는 일반 관객들에게는 '심슨 더 무비'의 첫 대사처럼 TV에서 공짜로 볼 수 있는 것을 일부러 돈내고 영화관에서 보고 있다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기 때문이다. 차라리 두번재 영화 '미래와의 전쟁'처럼 규모라도 비약적으로 키우고 TV시리즈의 떡밥이었던 외계인의 실체라도 보여주었다면, 관객들은 굳이 TV시리즈를 몰라도 '나는 믿고 싶다'를 재미있게 볼 수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나는 믿고 싶다'는 TV시리즈의 에피소드를 영화화 한 수준에 머물고 있다. 규모도, 미스터리도, 스케일도 모두 TV시리즈 수준에 머물고 있는 것이다. 덕분에 관객들은 영화를 보는 내내 TV용 '베스트 극장'을 보고 있다는 기분에 사로잡힐 수밖에 없었다.

더욱이 실로 오랜만에 TV시리즈 매니아들에게로 돌아온 'X-파일'의 영웅 멀더요원은 예전의 그 모습이 아니었다. 스마트하고, 유머있고, 섹시하기까지한 FBI 특수요원 멀더가 아니라 나이들고, 살찌고, 고집스런 아저씨였던 것이다. 물론 데이빗 듀코브니는 자신의 분신이나 다름없는 멀더요원의 연기를 훌륭히 잘 해냈지만 팬들의 기억속에 존재하는 멀더요원의 환상을 만족시켜 줄 수는 없었다. 매니아들에게 있어서 멀더요원은 시청자들을 대신하여 거대한 권력이 감추고 있는 진실을 파헤치는 십자군이었다. 따라서 멀더요원은 서태지가 절대로 늙기를 바라지 않듯이 진실을 추구하는 영웅으로서의 아우라를 뿜어내며 매니아들의 뇌리에 영원토록 남아있어야만 했다. 그러나 '나는 믿고 싶다'로 돌아온 멀더요원은 비록 말과 행동은 예전의 그 멀더요원이었지만 모습과 아우라가 예전의 그것이 아니었던 것이다. 서태지처럼 악마에게 영혼을 팔아 변하지 않는 모습을 갖게 되었다는 말을 들을 수 없다면 멀더요원은 그냥 전설로서 남아야만 했다. 전설은 시간이 갈수록 덧붙여지고 미화되어 더 찬란해져야만 하지 나이먹고 포스잃어 초라해져서는 안되기 때문이다. 결론적으로, 비록 만듦새는 나쁘지 않았지만 'X-파일: 나는 믿고 싶다'는 여러모로 TV시리즈 매니아들을 실망시켰으며 일반 관객들을 만족시키지 못한 어중간한 영화가 되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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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웅크린 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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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파일: 나는 믿고 싶다
(The X-Files: I Want To Believe, 2008)
장르: SF/드라마

20자평: 아저씨가 된 멀더는 더 이상 섹시하지도 스마트하지도 않다.
별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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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웅크린 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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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결혼했어요'가 일본 프로그램의 표절논란에 휘말렸다. 대상이 되는 일본의 연예프로그램은 TBS의 '코이스루 하니카미'로서 일본에서 몇년째 장수하고 있는 프로그램이다. '우리 결혼했어요'의 전성호 PD가 프로그램의 포멧을 수출하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고, 실제로 그런 논의가 진행되고 있는 상황에서 벌어진 표절논란은 '우리 결혼했어요'에 적지않은 흠집을 낼 가능성이 크다. 그동안 수많은 표절사례들을 접해왔던 대한민국 시청자들은 표절논란이 사실이든 아니든 논란에 휘말렸다는 것만으로도 '우결'의 순수성을 의심할 것이기 때문이다. 더욱이 네티즌들이 제기하고 언론사가 받아쓰기한 사진들만 보면 영락없는 표절처럼 보이는 것이 사실이다. '우결'을 좋아하고 지지했던 시청자들로서는 뒷목을 잡으며 '우결, 너마저도!'라고 탄식을 내뱉을만한 사진들인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 결혼했어요'는 일본 연예프로그램인 '코이스루 하니카미'를 정말 표절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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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이스루 하니카미'는 일본의 유명 연예인들이 하루동안 데이트를 즐기는 프로그램이다. 상대에 대해서 전혀 모르는 상대에서 만난 남녀 연예인들이 프로그램이 제공하는 데이트 코스를 통해서 데이트를 즐기며 서로 감정의 교감을 어떻게 나누는지를 보여주는 프로그램인 것이다. '코이스루 하니카미'에는 두가지 규칙이 존재한다. 첫째, 걸을 때에는 반드시 손을 잡고 다닐 것! 둘째, 정해진 장소에서 제작진이 부여한 '하니카밍 플랜'을 수행할 것! 언뜻 보기에는 '우결'과 상당히 비슷해 보이지만 '코이스루 하니카미'를 한번만 봐도 '우결'과는 가는 길이 다른 프로그램임을 쉽게 알 수 있다. 즉, '우결'은 출연자들을 결혼이라는 가상현실속에 몰아넣고 그 안에서 벌어지는 가상의 결혼생활을 보여주지만, 그에 반하여 '코이스루 하니카미'는 일종에 연예인들의 블라인드 데이트라고 보면된다. 프로그램이 연예인 남녀를 소개시켜주고 서로 쉽게 친밀해질 수 있도록 미션을 부여해주며 데이트가 알콩달콩해지도록 유도하고 있는 것이다. '우결'의 정체성이자 핵심이 바로 가상현실속의 결혼생활이라고 보았을 때, '코이스루 하니카미'에는 비록 연출된 데이트는 있을지언정 가상으로 부여된 현실은 존재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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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우결'이 적지않게 '코이스루 하니카미'로부터 영향을 받았다는 사실을 부인할 수는 없다. 화면구성, 진행방식, 편집 등등에서 '우결'은 '코이스루 하니카미'와 유사성을 띄고 있기 때문이다. 더욱이 '우결'의 제작진들의 말에 따르면 '우결'을 기획한 것이 3년전이고 '코이스루 하니카미'가 그당시 일본에서 인기리에 방송되고 있었기에, 만약 '코이스루 하니카미'라는 프로그램이 없었다면 '우결'이 과연 만들어질 수 있었을까 하는 의문이 생긴다. 그러나 어디까지나 '우결'은 프로그램의 내용을 담는 그릇을 빌려왔을 뿐이다. 그 안에 담기는 내용은 '우결'과 '코이스루 하니카미'가 서로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 나란히 자리잡고 있는 두 식당에서 동일한 뚝배기를 쓴다고 가정해 보자. 한쪽은 그 뚝배기에 설렁탕을 담아 팔고, 다른 한쪽은 그 뚝배기에 육개장을 담아 판다. 이와 같은 상황에서 과연 어느 누가 두 식당이 단지 동일한 뚝배기를 사용하고 있다는 사실만으로 동일한 음식을 팔고 있다고 말할 수 있을까? 중요한 것은 뚝배기가 아니라 뚝배기 안에 담긴 음식이다. 더불어 '코이스루 하니카미'의 포멧도 그들이 만든 고유의 포멧이 아니라 미국에서 대 히트를 쳤던 '백만장자와 결혼하기'등의 리얼리티쇼로부터 차용하여 만든 포멧이라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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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 그럼 이제부터는 뚝배기에 연연하여 표절을 판단하는 것이 얼마나 큰 오류인지 자세히 살펴보도록 하자. 위의 사진들만 보면 '우결'은 영락없이 '코이스루 하니카미'를 표절한 것처럼 보인다. 사진에서 보여지는
나가이 마사루-사카이 와카나 커플의 데이트는 2003년 10월 10일에 방송되었기에 더욱 그러하다. 그러나 '우결'의 내용을 기억하는 사람이라면 다음에 보여질 '코이스루 하니카미'의 실제방송 내용을 본 이후로는 표절을 제기할 수 없을 것이다.

'우결'에서 보여진 이휘재-조여정 커플의 마트에서 장보기는 가상 결혼생활 속에서 일어날 수 있는 신혼부부의 갈등을 보여주었다. 대형마트에서의 쇼핑을 즐기지 않는 남편, 그에 반하여 남편과 오손도손 쇼핑을 하고 싶은 아내가 결혼생활에 대한 서로 다른 생각과 가치관으로 인하여 불협화음을 내고 이를 조정해가는 과정을 보여주었던 것이다. '코이스루 하니카미'에서 보여진 나가이 마사루-사카이 와카나 커플의 모습은 첫 데이트를 하고있는 커플이 좀더 친밀해지기 위해서 함께 음식재료를 사는 모습이었다. 그들에게는 상황상황이 즐겁고 달콤하기만 할뿐 이휘재-조여정 커플처럼 결혼생활에 대해서 서로가 가지고 있는 생각과 가치관의 차이로 인한 충돌은 존재하지 않는다. 기본적으로 커플들이 놓여진 상황이 다르고 보이는 반응이 천지차이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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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의 사진도 언뜻보면 '우결'의 알렉스-신애 커플이 '코이스루 하니카미'의 하야미 모코미치-아사미 레이나 커플을 따라한 것처럼 보인다. '코이스루 하니카미'에 출연했던 그 당시 드라마에서 연인사이로 연기하고 있던 꽃미남 꽃미녀 커플의 로맨틱한 모습이 '우결'에서 로맨틱 컨셉을 맡고 있는 알신 커플과 상당히 비슷해 보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것도 '코이스루 하니카미'의 실제 방송내용을 보면 두 커플 사이에 연관성이 거의 없다는 사실을 쉽게 알 수 있다.

'코이스루 하니카미'의 하야미 모코미치-아사미 레이나 커플은 프로그램이 부여한 미션을 수행하기 위해서 폴라로이드 카메라로 사진을 찍었다. 첫만남의 두근거림과 어색함, 그리고 첫인상이 데이트를 마친 후 어떤식으로 변해있을지 비교해 보기 위해서 마련된 미션이었던 것이다. 그에 반하여 알렉스-신애 커플은 비록 첫만남의 어색함이 표현되고 있기는 하지만 신혼집에서 가상결혼 생활의 모습을 기록하는 의미로 폴라로이드 사진들을 사용했다. 신혼생활의 순간순간으로 폴라로이드 사진으로 남기고 그때의 상황과 기분을 사진에 글로 적어넣음으로서 신혼생활의 추억을 차곡차곡 쌓아나갔던 것이다. 간단히 말해서 하야미 모코미치-아사미 레이나 커플의 폴라로이드 사진은 데이트의 처음과 끝을 의미하지만, 알신 커플의 폴라로이드 사진들은 가상 신혼생활의 계속의 의미하고 있다. 단지 폴라로이드 사진찍기가 동일하게 등장했다고 해서 두 커플의 모습이 표절이라고 보는 것은 온당하지 못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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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만 보면 '우결'은 하나에서 열까지 '코이스루 하니카미'를 따라한 듯 보인다. 구성, 상황, 포즈마저도 거의 일치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것이 바로 뚝배기의 함정이다. 순간을 포착한 정지사진만으로는 뚝배기만을 알아볼 수 있을뿐 그 안에 담긴 내용물의 맛을 확인할 수 없다. 사진속에서는 완전히 똑같아 보이는 모습도 막상 실제방송 내용을 보면 전혀 느낌과 의미가 달라지는 것이다.  

'코이스루 하니카미'의 하야미 모코미치-아사미 레이나 커플은 데이트 코스의 일환으로 교회에서 결혼식 체험을 했다. 서로에 결혼관에 대해서 자연스럽게 이야기를 나누도록 분위기를 만들고, 결혼식 체험을 통한 스킨십으로 인하여 좀더 친밀해지도록 제작진이 미션을 부여했던 것이다. 그에 반하여 '우결'은 말 그대로 100일 기념 웨딩촬영을 하였다. 비록 웨딩드레스와 턱시도를 입고 비슷한 포즈를 취했지만 두 커플이 처한 상황이 전혀 달랐으며 제작진들이 의도한 목적 역시 틀렸다. 알신 커플의 웨딩촬영은 가상 결혼생활을 더욱 심화시킬 수 있는 계기로 사용되었지만, 하야미 모코미치-아사미 레이나 커플의 결혼식 체험은 서로간의 감정교감을 위해서 마련된 장치였던 것이다. 간단히 말해서 '코이스루 하니카미'의 커플은 결혼식 체험을 통해서 연애의 감정을 나누었고, 알신 커플은 웨딩촬영을 통해서 결혼한 이후의 부부애를 심화시켰던 것이다. 두 커플의 출발점이 다르므로 달리는 경로도 도착한 골인점도 다를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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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언론에서 제기한 '우결'이 '코이스루 하니카미'를 표절한 증거라는 것들에 대해서 살펴보자. 우선 출연자 독백부분은 '코이스루 하니카미'가 원조가 아니다. 요즘 케이블 TV에서 쉽게 볼 수 있는 미국의 리얼리티쇼들인 '헬스 키친'이나 '어프렌티스'만 봐도 출연자들이 독백을 통해서 상황을 설명하고 자신의 감정을 표현하는 것을 볼 수 있다. 미국의 리얼리티쇼에서 너무도 흔한 형식을 '코이스루 하니카미'가 차용하여 쓴 것처럼 '우결'도 리얼리티 프로그램으로서 사용했던 것이다. 이것이 표절이라고 한다면 대한민국 연예프로그램들 뿐만 아니라 일본의 예능 프로그램들도 표절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는 프로그램은 하나도 존재치 않게된다.

언론에서 커플에게 제작진이 미션을 부여하는 제작형식이 동일하다는 것을 표절의 증거라며 들이대었다. 이는 '코이스루 하니카미'를 한번이라도 제대로 보았다면 결코 내세울 수 없는 증거이다. 동영상을 보면 쉽게 확인할 수 있지만 '코이스루 하니카미'의 '하니카밍 플랜'은 '우결'의 미션들과 근본적으로 다르다. '하니카밍 플랜'은 구체적으로 행동을 지시하며 커플이 급격히 친밀해질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주는 목적으로 사용된다. 그에 반하여 '우결'의 미션은 '김장 담그기', '웨딩촬영 하기', '함께 운동하기' 등등으로 매우 추상적이며 연인으로서가 아니라 가상 현실속의 부부로서 미션을 통해서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알고 싶기에 제작진이 부여하는 미션인 것이다. 더불어 '우결'의 미션은 '하니카밍 플랜'처럼 꼭 해야만 하는 것도 아니다. 미션자체가 추상적이기에 '우결'의 커플들은 자기들 멋대로 미션을 해석하여 수행해 왔던 것이다. 연인으로서 친밀해지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구체적인 미션과 가상부부로서 어떤 결혼생활을 보여줄지를 목적으로 하는 추상적인 미션이 단지 비슷한 봉투에 담겨 커플에게 부여된다는 사실만으로 표절이라고 주장하는 것은 신봉선의 눈썹이 이효리의 눈썹과 닮았으므로 두 사람은 쌍둥이라고 주장하는 것만큼이나 어이없다고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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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심의 로망 '마징가 Z'의 마징가가 국내에서 만들어진 로봇이 아니라는 사실에 충격을 받은 이후로 대한민국은 일본 표절 컴플렉스에 시달리고 있다. '마징가 Z'가 일본만화를 표절했다는 것이 아니라, 우리 것인줄로만 알았던 것이 알고보니 일본 것이라는 사실에 커다란 충격과 상처를 받아왔던 것이다. 그로 인하여 조금만 비슷해도 사람들은 쉽게 표절을 운운하며 우리 것에 상처를 낸다. 자세히 알아보기 전에 쉽게 판단하고 표절이라 낙인찍어 버리는 것이다. 그러나 정작 중요한 것은 뚝배기가 아니라 장맛이듯이, 표절인지 아닌지를 판단하기 위해서는 겉으로 보이는 몇몇 유사한 장면들이 아니라 프로그램의 내용, 정체성, 의도를 자세히 살펴봐야만 한다. 뚝배기가 아무리 똑같아도 그 안에는 설렁탕도, 육개장도, 계란찜도 담겨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뚝배기만 보고 그 안의 음식을 미리 판단하는 것은 경솔하기 이전에 어리석다.

어쩌면 '우결'은 '코이스루 하니카미'와 비슷한 뚝배기를 사용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 안의 장맛이 확연히 차이가 난다는 사실을 부정할 수 없다. 신봉선이 입은 옷을 이효리가 입었다고 해서 이효리가 신봉선을 표절했다거나 따라했다고 할 수 없듯이, '우결'이 '코이스루 하니카미'의 형식을 빌려와 그 안에 전혀 새로운 내용을 담아 시청자들에게 선사한다면, 대한민국 시청자들은 얼마든지 '우결'을 우리만의 고유한 프로그램이라고 자랑스러워할 수 있는 것이다. 더불어 '우결'의 포멧 수출이 이를 뒷받침하고 있다. 이제 그만 뚝배기에 연연하는 모습은 지양해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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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웅크린 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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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3일에 방송된 '라디오 스타'에서는 상당히 인상적인 장면이 있었다. 그것은 MC 신정환이 게스트 신지에게 '신지에게 솔비란?'이라는 질문을 하자 신지가 그에 대하여 답하는 장면이었다.

내 과거다?! 제 과거에 제가 좋았을 때도 있었를 거고, 힘들었을 때도 있었을 거고, 안 좋았을 때도 있었을 거 아니에요. 그냥 제 과거다.

신지의 대답 속에는 솔비의 과거와 현재가 모두 함축되어 들어있었다. 기획사에서 전략적으로 '제2의 신지'로 만들어 내세웠던 솔비는 신지가 1999년 '코요태' 1집으로 데뷔한 이후로 10년동안 겪었던 시행착오들을 단지 3년안에 모두 겪은 후 마침내 '제2의 신지'라를 타이틀을 벗어던졌던 것이다. 그리고 솔비가 신지와는 다른 행보와 이미지를 만들어가기 시작하자 마침내 신지를 넘어설 수 있었다. 이런 솔비의 모습은 지금도 '제2의 누구'라는 타이틀로 데뷔하여 비교적 쉽게 인지도를 얻는 반면에 그 타이틀이 굴레이자 한계로 작용하는 수많은 신인들에게 좋은 본보기가 되어줄 것이다. 신지와 솔비의 관계는 연예기획사들 사이에서 만연한 '제2의 누구'식의 마케팅이 가진 명과 암을 뚜렷히 나타내어 주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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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뷔 초기 솔비는 말 그대로 '리틀 신지'였다. 신지가 '라디오 스타'에서 말했던 것처럼 '코요테'에서 가장 인기있었던 신지를 모델로 하여 솔비는 만들어졌고 대중들에게 어필하려고 노력했다. 데뷔 초기 솔비는 신지처럼 행동하고 말했을 뿐만 아니라 신지의 파트너 김종민까지 적극적으로 활용했다. 대중들이 신지를 좋아하는 코드를 똑같이 반복하여 쉽게 어필하려는 마케팅이었던 것이다. 여기에 솔비는 뭐든지 신지보다 한발 더 나아가기까지 했다. 데뷔 초기 신지보다 더 육감적인 몸매, 더 예쁜 얼굴, 더 뛰어난 가창력을 가진 신지의 후계자라고 소개했을 뿐만 아니라 신지보다 더 막무가내 성격과 더 강한 버럭질까지 보여주었던 것이다. 덕분에 솔비는 신인임에도 불구하고 매우 쉽게 인지도를 쌓아갔고 빠르게 방송에서 자신의 자리를 확고하게 잡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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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빨리 데워진 냄비는 빨리 식는다는 단순한 논리로 인하여 솔비는 위기를 맞았다. '제2의 신지'이자 신지보다 강한 솔비로서 인지도를 빠르게 높여가는 것은 좋았지만, 그러다보니 솔비는 속도조절을 할 수 없었고 브레이크가 고장난 폭주기관차처럼 무조건 앞으로만 내달려야 했다. 방송 제작진들은 솔비에게 더 강한 것만을 요구했고 솔비가 그에 부응하면 언론은 솔비의 말 한마디 한마디를 꼬투리잡아 막말파문이라는 기사를 쏟아냈던 것이다. 이런 상황이 계속되자 솔비를 바라보는 대중들의 시선이 점점 나빠질 수밖에 없었다. 데뷔한지 얼마되지 않은 신인이 방송프로그램마다 되바라진 태도와 막말을 쏟아낸다고 하니 좋게 봐줄 대중들이 있을리 만무했던 것이다. 결국 '제2의 신지'로서 화려하게 데뷔한 후 거칠것 없이 인지도를 쌓아가던 솔비는 인지도를 잃지않기 위해서 점점 더 강한 것을 보여주다보니 대한민국 연예계의 대표적인 비호감으로 낙인찍히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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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듯 '막장녀!', '비호감!' 등의 소리를 들으며 비호감에 둘러싸여 자폭만을 남겨두고 있었던 솔비를 구해준 것은 '우리 결혼했어요'였다. '우리 결혼했어요'에서 앤디와 호흡을 맞혀 가상 신혼생활을 알콩달콩하게 꾸며나가면서 솔비는 극적으로 비호감에서 탈출하였을 뿐만 아니라 자신의 전성기를 맞이하게 되었던 것이다. 흥미로운 것은 '우리 결혼했어요'는 솔비가 더이상 '제2의 신지'로서 방송에 임하지 않았던 최초의 프로그램이었다는 사실이다. 리틀 신지의 모습이 아닌 솔비 본연의 솔직한 모습을 보여주기 시작하자 시청자들은 비로소 솔비에 대한 오해와 비호감을 풀고 솔비를 있는 그대로 보아주기 시작했던 것이다. 즉, 솔비는 비록 기획사의 전략에 의해서 '제2의 신지'로서 만들어지고 대중에게 어필하였지만 솔비 자체가 신지인 것은 아니었다. 기획사로서는 신지의 장점들을 계승하여 솔비의 인기요인으로 만들려 했지만, 오히려 결과는 신지의 단점들을 극대화시킨 솔비의 모습이 최단기간 동안 최악의 비호감을 불러일으킨 원인이 되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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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의 신지'로서 연예계에서 지름길로 가려 했던 솔비는 언뜻 성공하는 듯 보였으나 오히려 자폭하기 직전으로 몰리고 말았다. 오히려 솔비가 리틀 신지가 아닌 솔비 본연의 모습으로서 대중들에게 인기를 얻는데 먼길을 돌아온 것이 되고 말았다. 결과적으로 '제2의 신지'라는 타이틀은 솔비에게 있어서 지름길이 아니라 멀리 돌아가는 가시밭길이었던 것이다. 이제 대중들은 더이상 솔비를 비호감의 시선으로만 바라보지 않는다. 솔비가 리틀 신지로서가 아닌 솔비 본연의 모습으로 대중들에게 충분히 어필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아직도 솔비를 바라보는 대중들의 시선들 속에는 '리틀 신지', '당돌한 여자'라는 이미지가 적지않게 남아있다. 그것은 솔비가 평생 벗을 수 없는 굴레이자 치루어야할 대가라고 볼 수 있다. 지름길을 택하여 인지도를 급격히 올리려 했던 꽁수로 인하여 솔비가 얻게된 낙인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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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상황들로 미루어 봤을 때, 솔비가 자신의 과거라고 말한 신지의 말은 옳다고 볼 수 있다. 이제 가는길을 확연히 달리한 신지와 솔비는 비록 과거는 비슷할지언정 현재와 미래는 같을 수 없기 때문이다. 신지와 솔비의 경우를 연예기획사들은 타산지석으로 삼아야할 필요가 있다. '제2의 누구'라는 마케팅은 양날의 검이기 때문이다. 비록 신인의 인지도를 급격히 올릴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제2의 누구'라는 타이틀이 그 연예인의 굴레이자 한계로서 작용할뿐만 아니라 연예인 본인의 매력과 장점들을 대중들에게 어필하는데 시간이 더 오래걸리게 만드는 것이다. 다행히 솔비는 천행으로 '우리 결혼했어요'처럼 자신 본연의 모습을 효과적으로 대중들에게 어필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만났지만, 이제까지 '제2의 누구'라는 타이틀을 달고 나온 신인들은 거의 대부분 잠시 반짝한 후 자신 본연의 매력을 어필하기도 전에 대중들로부터 외면받았다. 더불어 '제2의 신지'로서 시작한 솔비가 인지도나 인기면에서 신지를 넘어설 수 있었던 것은 리틀 신지로서의 매력을 극대화해서가 아니라 솔비 본연의 매력을 충분히 어필했기 때문임을 기획사들은 잊지 말아야만 한다. 자고로 아무리 뛰어나도 원본을 넘어서는 모사품은 존재할 수가 없는 것이다. 모사품이 원본을 넘어서기 위해서는 스스로 원본이 되어야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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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웅크린 감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