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짜 1회
2008년 9월 16일 방송분
방영: SBS
연출: 강신효
극본: 박형진
출연: 장혁, 김민준, 한예슬, 안내상, 임현식 등
고니야, 알겠나? 아버지처럼 다른 놈들한테 지지말고... 이기라.
'타짜' 1회 후반부에 등장한 장혁-김민준 콤비는 '올인'에서 뜨거운 우정을 나누었던 이병헌-허준호를 연상시킨다. 흥미로운 것은 한예슬의 캐릭터인데, 아무래도 송혜교보다는 최정원의 캐릭터에 가까운 것으로 보인다. 특히 2회 예고에 나온 나이트클럽에서 춤추는 장면은 신인 최정원을 일약 스타로 만들어준 '올인'에서의 나이트클럽 댄스장면을 연상시키도록 만들었다. 참으로 어처구니없는 점은 김민준이 연기하는 영민역과 한예슬이 연기하는 난숙역은 원작만화에는 존재치 않는 캐릭터들이라는 사실이다. 결국 제작진은 '타짜'의 고니를 데려다가 '올인2'를 찍기 위해서 원작에도 없는 캐릭터들을 붙여준 것이라고 볼 수 있다.
그렇다고 장혁이 연기하는 고니 캐릭터가 원작만화의 맛을 잘 살렸는냐 하면 그것도 아니다. 장혁의 고니는 원작만화의 '지리산 작두' 고니를 닮지도 영화 '타짜'의 조승우형 '독종' 고니를 닮지도 않았다. 엉뚱하게도 장혁의 전작 '불한당'의 여자 등처먹는 사기꾼 권오준을 닮았다. 장혁이 연기하는 '불한당'의 권오준과 '타짜'의 고니를 구분할 수 있다면 그사람은 분명 대단한 장혁팬임이 분명하다. 능글맞고, 허풍이 심하며, 장난끼 많고, 속깊은 남자의 모습을 보여주는 장혁형 고니는 이리보고 저리보고 뒤집어봐도 '불한당'의 권오준이 손에 화투패들고 나타난 것처럼 보이기 때문이다. 아무리 원작 캐릭터에 대한 부담감이 심하고 조승우와 차별화를 시도하고 싶었다고 해도 이건 분명 아니다. 전혀 새로운 고니도 아니고 실패한 전작에서 따온 고니 캐릭터라는 것은 원작만화 팬들을 모독하는 것이나 다름없기 때문이다.
많은 사람들은 시간적인 제약으로 인하여 영화 '타짜'가 미쳐 다루지 못했던 원작만화의 내용들을 드라마 '타짜'가 심도있게 다루어줄거라 기대했다. 그러나 막상 뚜껑을 연 드라마 '타짜'는 원작만화와 다른 노선을 취할뿐만 아니라 영화 '타짜'의 완성도와는 심각한 갭을 가지고 있었다. 한마디로 말해서 '올인'+'불한당'='타짜'인 상황인 것이다. 이것은 말 그대로 도박에 가까운 시도이다. 성공하면 원작을 넘어서는 드라마 '타짜'만의 세계를 창조했다는 칭찬과 환호를 받게 되지만, 실패하면 그야말로 원작을 망쳤다는 살벌한 비난에 시달리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특히 사랑받는 캐릭터 고니를 '불한당'화 시킨 장혁은 치명타를 입게 될 것이 분명하다.
솔직히 말해서 드라마 '타짜'의 성공 가능성은 별로 높지 않다. 우선 '타짜'가 영화 '타짜'의 대성공으로 인하여 전작 '식객'보다도 그 내용이 이미 대중들에게 널리 알려져있다는 점과 방송 8회만에 흥행대박에 가까워진 '에덴의 동쪽'의 기세를 꺾는 것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원작만화의 팬들을 고정팬으로 끌어들여 탄탄한 지지기반을 만들고 이를 통하여 점진적으로 세를 넓혀도 시원찮을 판에 드라마 '타짜'는 1회부터 원작만화의 팬들을 멀리 내쫓아 버린 상태이다. 결국 드라마 '타짜'가 믿어볼 것은 '올인'을 잊지못하는 팬들의 향수뿐이다. 카드가 아닌 화투패를 든 '올인'이야기를 제대로 보여줌으로서 '올인'의 성공을 재현하는 수밖에는 없는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