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은 추석인가 보다. 귀성명절 추석을 맞아 오랫동안 집을 나가있던 대한민국 최고의 아이돌인 '동방신기'가 오랜만에 돌아온다고 한다. 옛부터 추석이란 돈 벌어보겠다고 서울로 상경하여 소식없던 일용이도, 동네오빠와 눈맞아 소판돈 낼름들고 도망친 영숙이도, 모두 따뜻하게 맞아주는 민족화합의 대명절인만큼 '동방신기'의 컴백이 반가울 수밖에 없다. 그나저나 오래전에 집나간 큰애기 보아는 올 추석에도 안 돌아오려나 보다. 어쨌든 아이돌계의 장남인 '동방신기'의 컴백소식으로 인하여 연예계가 술렁이고 있는 가운데 이들의 컴백으로 인하여 연예계의 판도는 크게 요동칠 것으로 보인다. 기본적으로 SM이 보아는 저 멀리 미국으로 진출시키면서 일본 활동 잘하고 있다던 '동방신기'를 소환한 목적은 '빅뱅'에 대한 견제로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작년부터 올해까지 '빅뱅'은 거침없는 행보로 '동방신기'의 턱밑까지 치고 올라왔다. 미니앨범 1집, 2집, 3집은 대성공을 거두었고 태양의 솔로활동 성공을 비롯하여 멤버들의 개인활동까지 성공시대를 열어가고 있다. 이는 마치 국내를 평정한 'S.E.S'가 야심차게 일본에 진출하여 활동하느라 자리를 비운사이 '내 남자친구에게'와 '영원한 사랑'을 내세운 '핑클'이 빠르게 치고올라와 여자아이돌계를 접수했던 과정과 비슷하다. 따라서 SM으로서는 '빅뱅'의 상승세를 더 이상 두고 볼 수가 없게된 것이다. 비록 아직까지는 네임밸류나 팬 수에서 '동방신기'가 '빅뱅'을 많이 앞서지만 현재와 같은 '빅뱅'의 기세가 계속 이어진다면 '동방신기'가 'S.E.S'경우처럼 되지 않으리란 법이 없기 때문이다. 사실 '슈퍼주니어'가 'SS501'을 견제해준 것처럼 '샤이니'가 '빅뱅'을 효과적으로 견제해 주었다면 SM은 굳이 '동방신기'를 소환하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그런데 예상외로 '샤이니'의 폭발력은 약했고 '슈퍼주니어'는 현재 내세우기 곤란한 상태이므로 일본활동 잘하고 있다는 '동방신기'가 소환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이는 지난 2000년 말에 있었던 아이돌 대전 때를 재현한 듯 하다. '재민이'와 '애수'를 앞세운 'god'가 거칠것 없는 행보로 '국민그룹'이란 수식어까지 차지한 채 아이돌계 최고 스타로 떠오르자, SM에서는 당시 아이돌계 본좌인 'H.O.T'를 내세워 맞불을 놓았다. 그당시 '거짓말'을 앞세운 'god'와 'Outside Castle'을 내세운 'H.O.T'는 연말 가요대상을 차지하게 위하여 치열하게 경쟁을 벌였다. 양측 모두 여기서 밀리면 끝장이라는 위기의식 속에서 총력전을 펼쳤고 그에 따라 각 그룹의 팬들마저 공연장과 행사장에서 치열한 감정대립을 보여 적지않은 잡음들이 발생했다. 이 살벌한 대결을 끝내버린 것은 가요대상 시상식장이 아니었다. 예상외로 'H.O.T'에서 가장 모범생 이미지를 가지고 있던 강타가 음주운전사고를 치는 바람에 'H.O.T'는 활동을 급마무리할 수밖에 없었다. 덕분에 'god'는 아이돌 대전의 승리자로서 여유롭게 가요대상을 수상하며 명실공히 최고의 스타로 등극할 수 있었다. 그에 반하여 패배한 'H.O.T'는 팀이 쪼개지면서 해체의 비운을 맞게 되었다. 그 후 8년만에 치고올라오는 '빅뱅'과 현 아이돌계 본좌 '동방신기'의 대결은 제2차 아이돌 대전을 예고하고 있다. 물론 '빅뱅'의 후속곡 활동상황을 봐야 확실해지겠지만 '빅뱅'이 작년과 같은 활동방향을 잡는다면 '동방신기'와 '빅뱅'의 정면대결은 피할 수 없게될 것이 분명하다.
이 대결이 갖는 흥미로운 면은 '동방신기'보다 '빅뱅'이 졌을 때 잃게되는 것이 더 많다는 사실이다. 혹여 '동방신기'가 2000년 말의 'H.O.T'처럼 상승세의 '빅뱅'에게 밀려버린다 해도 그들에겐 일본활동이 남아있기 때문이다. 언론의 보도대로라면 '동방신기'는 국내활동보다 일본활동에서 더 많은 수익을 거두어들인다고 볼 수 있다. 따라서 8년만에 다시 벌어지는 제2차 아이돌 대전에서 혹여 '빅뱅'에게 밀린다 해도 '동방신기'는 일본으로 건너가 일본활동에 주력하면서 전열을 재정비하여 다시금 경쟁을 벌일 여지가 존재한다. 그에 반하여 '빅뱅'은 한번 밀리면 매우 난감해진다. 계속 2인자로서 존재해야만 하며 무엇보다도 억울한 것은 그동안 전방위적인 활동으로 인하여 살려놓은 거대한 음원시장을 고스란히 '동방신기'에게 바쳐야할지도 모른다는 사실이다.
언론보도에 따르면 2007년 디지털 음원시장의 총규모는 4, 400억원로 추정된다고 한다. 이는 밀리언셀러들이 쉽게 나오던 음반산업 최대 호황기인 2000년 음반시장의 총규모 4, 104억원을 넘어서는 수치이다. '음반산업이 불황이다!', '100만장이 대박인 시대에서 10만장이 대박인 시대로 추락했다!' 등등의 볼멘목소리들이 나오고 있지만, 사실상 음악산업은 호황기 때의 규모로 회복되었다고 봐야한다. 단지 주도적인 역할을 하는 시장이 음반시장에서 음원시장으로 변화되었을 뿐이다. 물론 음원시장의 수익분배 문제가 개선되어야만 하겠지만 회복된 음악시장이라는 거대한 파이가 존재하는한 수익분배문제는 어떤식으로든 해결될 가능성이 높다. 이와같은 음원시장의 호황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것은 누가 뭐라해도 '빅뱅'임이 분명하다. 작년부터 시작된 '빅뱅'의 음원대박 행진이 음원시장을 주도적으로 이끌며 파이를 키웠다고 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빅뱅'이 이처럼 키워놓은 음원시장에 '동방신기'가 뛰어들려 하고있는 것이다.
결국 이번 경쟁에서 '빅뱅'이 '동방신기'에게 밀리면 단지 최고 아이돌 자리에서 밀리는 것뿐만이 아니라 열심히 가꾼 음원시장의 열매마저 고스란히 '동방신기'에게 넘겨줘야만 하는 상황이 벌어지게 된다. '동방신기'로서는 손 안대고 코푸는 격이며, '빅뱅'으로서는 죽써서 남주는 격임이 분명하다. 물론 아직 때가 아니라고 생각한 '빅뱅'이 '동방신기'와의 정면대결을 피할 가능성도 있다. 그러나 그렇게 되면 '동방신기'는 무주공산에서 여유롭게 '빅뱅'이 가꾼 음원시장의 열매를 취한 후 자신들이 최고라는 사실을 만천하에 확인시키게 될 것이다. 그와 동시에 '빅뱅'은 2인자라는 이미지를 갖게된다. 문제는 대중들이 한번 2인자로 인식한 존재에게는 가혹한 선입견 갖는다는 사실이다. 더불어 SM은 '샤이니'를 비롯한 신인들이 '빅뱅'을 견제할 수 있을만큼 네임밸류를 키울 수 있는 시간을 벌게된다. 자칫 잘못하면 '빅뱅'은 앞뒤로 치이게 되는 상황을 맞이하게 될지도 모르는 것이다. 여러모로 앞으로 벌어질 상황은 '빅뱅'에게 불리하다. 하지만 이와같은 어려운 상황을 극복해낸다면 '빅뱅'은 2000년 아이돌 대전에서 'god'가 그랬던 것처럼 명실공히 대한민국 최고의 아이돌로 등극하게 될 것이다. 과연 8년만에 다시 재현되는 아이돌 대전에서 승자는 어느쪽일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