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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의 저울 1, 2회
2008년 8월 29일 방송분
방영: SBS
연출: 홍창욱
극본: 유현미
출연: 송창의, 임효선, 문성근, 오태경, 이상윤 등

저, 단순합니다.
법치국가의 검사이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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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대치가 워낙 낮아서일까? '달콤한 나의 도시'의 후속작 '신의 저울' 1, 2회를 본 소감을 한마디로 표현하자면 '어쭈, 요것 봐라!'였다. 드라마의 플롯과 스토리는 곰팡내 냄새 풀풀 날만큼 낡은 것이었다. 우연이 겹쳐서 생긴 살인사건, 과실치사, 억울하게 누명을 쓰는 자, 죄책감으로 인하여 점점 변해가는 진범, 모든 것을 잃은 상태에서 복수를 꿈꾸는 자 등등의 요소들은 믿지 않을지도 모르겠지만 80대의 방영되었던 '수사반장' 시리즈에서도 빈번하게 등장했다. 좀더 완성도 높은 스토리를 보고 싶으면 그당시 방영되었던 '베스트셀러 극장'을 보면된다. 일년에 한두번씩 유명한 추리소설을 각색하여 드라마화했던 '베스트셀러 극장'에서 단골로 등장했던 소재가 바로 이와같은 스토리였던 것이다. 그처럼 뻔한 소재인데 이것을 풀어내는 솜씨가 상당히 볼만하다. 능숙하게 요소요소마다 복선을 깔아놓고 유연하게 그 복선들을 하나로 이어가는 연출솜씨가 예사롭지 않은 것이다.

'신의 저울'을 보면서 감탄했던 부분은 무늬만 추리 드라마였던 여타의 드라마들이 사건이 터진 후 복선이랍시고 결과론적으로 내용을 억지로 짜맞추었던 것에 반하여, 이 드라마는 복선들을 마치 덫처럼 요소요소에 미리 뿌려놓은 뒤에 막상 사건이 터지자 그 덫들이 하나씩 하나씩 주인공 송창의를 덮치도록 만들었다는 점이다. 이런 설정은 놀랍게도 비단 주인공 송창의에게만 해당되지 않았다. 주요 등장인물들마다 복선을 뿌려두어 어쩔 수 없이 극단적인 상황에 몰리도록 만들었으며 그로 인하여 극단적인 선택을 할 수밖에 없도록 이끌었다. 이런식의 연출을 지금껏 본적이 없었기에 시청자들로서는 이 곰팡내 풀풀 나는 스토리가 흥미로울 뿐만 아니라 신선하게 느껴질 수밖에 없다.

'신의 저울'은 비교적 첫단추를 잘 꿰었다고 볼 수 있다. 홍보가 부족했음에도 불구하고 시청률도 그닥 나쁘지 않았고 전반적인 평가도 긍정적이다. 잘만하면 높은 호응도에 비하여 시청률이 좀처럼 오르지 않았던 전작 '달콤한 나의 도시'보다 성공할 수 있을 것 같기도 하다. 하지만 그러려면 무엇보다도 주인공 송창의의 역할이 중요하다. 대한민국 시청자들은 대한민국 방송계에서 좀처럼 볼 수 없는 추리드라마에 대한 갈증을 미드나 일드로 풀어왔다. 덕분에 추리드라마 속에서 활약하는 미드의 영웅들에게 익숙해져 있는 상태이다. 천재척인 두뇌로 어려운 상황들을 풀어해쳐가는 '프리즌 브레이크'의 마이클 스콜필드, 살인미학을 즐기는 '덱스터'의 덱스터, 그 어떤 미궁에 빠진 사건이라도 척척 해결해 나가는 'CSI'의 그리섬 반장 등등. 미드의 영웅들이 추리드라마 속에서 어떤 모습으로 어떤 활약을 하는지 이미 충분히 보아온 시청자들로서는 '신의 저울' 속에서 보여지는 송창의의 모습을 미드의 영웅들에 활약상이라는 기준에 맞혀서 볼 가능성이 크다. 이와 같은 시청자들의 기준에 '신의 저울'에서 보여지는 송창의의 모습이 턱없이 못미칠 때 시청자들은 유치하다는 선입견으로 드라마를 보게될 것이다.

따라서 앞으로 보여질 송창의의 모습은 최소한 드라마 '마왕'에서 주지훈이 보여주었던 모습정도의 수준을 유지해 주어야만 한다. 치밀한 계획으로 진실에 조금씩 접근해가는 카리스마적인 모습을 보여주어야지, 어쩔줄 몰라하는 찌질한 모습인 채로 우연이 남발되는 상황덕분에 얻어걸린 진실과 마주하는 모습을 보여주어서는 안되는 것이다. 미드와 일드를 쉽게 접할 수 없었던 80년대라면 시청자들이 우연남발을 대충 이해해주고 넘어갔지만, 헐리우드 영화못지 않은 완성도를 자랑하는 미드들을 쉽게 보아온 21세기의 시청자들은 우연으로 시작하여 우연으로 끝나는 추리드라마를 결코 용납해주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결국 송창의는 한국적 현실에서 최대한 석호필에 가까운 모습을 보여주어야만 한다. 석호필처럼 천재적인 두뇌로 사건을 해결하라는 것이 아니라, 진실에 접근해가는 모습이 충분히 설득력 있으면서도 매력적으로 표현되어야만 하는 것이다.  


Posted by 웅크린 감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