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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며칠동안 일명 '엄친딸 이나영'에 관한 기사들이 쏟아져 나왔다. 이로 인하여 기획사의 '홍보이다 vs 아니다'로 갈라져 네티즌들 사이에서 논쟁마저 벌어지고 있다. 모르는 사람들이 보면 이나영이 왜 난데없이 엄친딸 논쟁에 휘말렸는지 의문이겠지만, 사실 엄친딸 논쟁의 당사자는 대중들이 익히 잘알고 있는 이나영이 아니다. '엄친딸 이나영'은 '미녀들의 수다'에 방청객으로서 잠시 방송에 모습을 드러냈던 한 여성을 지칭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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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털 사이트들의 연예뉴스란을 도배하고 있는 '엄친딸 이나영'의 기사들을 접하면서 문득 오리지널 이나영이라 할 수 있는 CF모델겸 연기자 이나영의 근황이 궁금해졌다. 생각해보니 드라마로서는 2004년작 '아일랜드' 이후 무려 4년동안, 영화로서는 2006년작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 이후 만 2년동안 이나영의 모습을 볼 수 없었던 것이다. 물론 데뷔 이후로 늘 그랬듯이 드라마와 영화에서 모습을 감춘 기간동안에도 이나영의 CF들은 꾸준하게 방송전파를 타왔다. 기사를 검색해보니 일본의 간지남 오다기리 죠와 함께 김기덕 감독의 신작 영화 '비몽'의 촬영을 얼마전에 마친 상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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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해보면 어떤 의미에서 진정한 엄친딸은 CF모델겸 연기자인 이나영인지도 모른다. 이나영은 비슷한 행보를 보이는 여성스타들에 비하여 대중들에게서 거의 비판을 받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한때 전지현과 CF계를 양분했을맘큼 수많은 CF를 찍었고, 최근 김태희처럼 본업이라 할 수 있는 연기활동은 등한시한 채 CF에만 매진하고 있음에도, 또한 전지현과 김태희에 비하여 이나영의 연기력이 결코 낫다고 할 수 없음에도 불구하고 이나영은 전지현과 김태희가 받는 비난에서 빗겨나 있는 것이다. 방송이든 영화든 전혀 얼굴을 드러내지 않았던 올 상반기에만도 이나영이 출연한 CF는 무려 7개이다. 김태희처럼 짧은 기간동안 여러편에 동시다발적으로 출연하지 않았을뿐 이나영도 꾸준히 CF에 출연하고 있었던 것이다. 더불어 최근 이나영의 필모그래피를 자세히 들여다보면 2004년 이후로 거의 2년에 한번꼴로 밖에는 연기활동을 하지 않고 있다. 주기만을 놓고 보자면 김태희보다 더 활동을 안한다고 볼 수 있을 정도이다. 여기에 이나영이 전지현과 김태희보다 월등하게 연기를 잘한다고 평가하기도 곤란하다. 발연기에서는 벗어났다고 할 수 있지만 전지현, 김태희보다 월등하다고는 볼 수 없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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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나영이 데뷔 이후로 가장 연기를 잘했던 작품은 드라마 '네 멋대로 해라(2002)'였다. 솔직히 그전까지 이나영이 꾸준하게 보여주었던 발연기를 기억하고 있는 사람들에게 있어서 마치 캐릭터에 빙의되기라도 한 듯 열연을 펼치는 이나영의 모습은 놀라움 그 자체였다. 비록 세밀한 감정표현은 여전히 아쉬웠지만 양동근과 호흡을 주고받으며 멋진 시너지 효과를 냈던 것이다. 결국 '네 멋대로 해라' 덕분에 이나영은 발연기의 대명사에서 일순간에 연기 잘한다는 소리를 듣게 되었다. 그러나 2년후 드라마 '아일랜드(2004)'에서 보여준 이나영의 연기는 2년전의 그것이 아니었다. 김민정과 비교하면 거의 안습수준이었고 이제 막 데뷔한 현빈과의 호흡에서마저도 이나영이 밀리는 현상이 나타났다. 그나마 상대역이 같은 발연기인 김민준이었기에 이나영은 그다지 큰 비판을 듣지 않은 채 드라마를 끝낼 수 있었다. 하지만 이나영은 '아일랜드'를 통해서 '네 멋대로 해라'는 이나영의 대표작이자 가장 연기를 잘한 작품이고 '네 멋대로 해라'에서 보인 연기가 이나영이 가진 연기력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는 사실을 노출하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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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나영으로서도 자신의 필모그래피에서 지우고 싶어할 실질적인 영화 데뷔작 '천사몽'은 대한민국 영화사에서도 지워버리고 싶은 최악의 졸작이었다. 어설픈 CG, 여명의 어설픈 한국어 발음, 이나영의 어설픈 발연기의 3박자가 환상의 조화를 이룬 대한민국 영화사에 길이남을 막장영화이기 때문이다. 드라마 '네 멋대로 해라'의 인기를 등에 없고 찍은 영화 '영어 완전 정복(2003)'에서 이나영은 실패하는 캐릭터란 무엇인지 그 전형을 보여주었다. 기본적으로 이나영은 아무리 촌스럽게 꾸며도 촌스럽게 보이기 힘들다. 한때 전지현과 화장품 CF계를 양분하며 미모본좌의 대결을 벌인 이나영이기에 대중의 뇌리에서는 이나영의 미모가 이미 확실하게 각인되어 있기 때문이다. 두꺼운 안경쓰고 촌스런 갈래머리를 한다고 해서 미모본좌가 찌질이로 변하지는 않는 것이다. 그렇다면 연기로서 찌질이 캐릭터를 효과적으로 표현해야만 했는데, 이나영이 '영어 완전 정복'에서 보여준 연기력은 그럴 수준이 못 되었다. 그후 '아는 여자(2004)'와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2006)'을 거치면서 점차 연기력이 나아졌다는 평을 들었지만 여전히 여주인공으로서 이나영의 연기력에 의문부호를 다는 사람들이 많은 것이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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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살펴본 것처럼 이나영은 전지현, 김태희와 다르지 않은 행보와 비슷하거나 조금 나은 연기력을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어째서 대중들로부터 비난을 받지 않는 것일까? 그 이유는 두 가지이다. 첫째는 '네 멋대로 해라'의 후광이 이나영을 여전히 보호하고 있고, 둘째는 전지현, 김태희에 비하여 이나영은 속도조절을 통해서 상당히 조심스러운 행보를 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전지현처럼 노골적으로 CF활동을 하다가 상품성이 떨어질 때쯤이면 연기활동을 한다든가, 김태희처럼 짧은 기간동안 여러 CF에서 동시다발적으로 모습을 드러내지 않은 채, 이나영은 적당히 속도를 조절하며 CF를 대중들에게 노출하고 있다. 덕분에 이나영은 전지현과 김태희에 가려서 뜸한 연기활동과 왕성한 CF활동에도 불구하고 대중들에게서 비난을 거의 받지 않고 있는 것이다. 더불어 '네 멋대로 해라' 이후로는 영화를 고른는데 있어서도 장진, 송해성, 김기덕처럼 작품성을 보장해주는 감독들과 작업을 함으로서 시너지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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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이런 영리한 행보를 보이는 이나영도 그간의 공백이 길었던 것인지, 아니면 '엄친딸 이나영'에 관한 수많은 기사들이 효과를 거둔 것인지, '이나영'이란 검색어에 제시된 인물순위에서 CF모델겸 연기자 이나영이 '엄친딸 이나영'의 뒤로 밀리는 굴욕아닌 굴욕을 당하고 있다. 데뷔 9년차에 지금도 미모본좌를 이야기할 때면 전지현과 김태희 다음으로 가장 많이 이름이 불리어지는 이나영으로서는 참으로 자존심이 상하는 일이 아닐 수 없다. 이나영도 이제 서른이다. 전지현과 김태희처럼 연기자로서 보다는 CF모델로서 대중들에게 기억되고 싶어하는 것이 아니라면, 이나영은 이제 '네 멋대로 해라'의 후광에서 벗어나 연기자로서 확고한 성과를 내야만 한다. 언제까지 '네 멋대로 해라'의 후광에 기대고 있는 것은 이나영이 앞으로도 계속해서 등장할 새로운 이나영으로 인하여 뒤로 밀려버릴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지금보다는 더욱 왕성한 연기활동을 필요로 한다. CF는 꾸준히 찍으면서도 2년에 한번꼴로 연기활동을 하는 연기자가 연기력을 업그레이드 하기란 낙타가 바늘구멍으로 들어가는 것만큼이나 쉽지 않기 때문이다. 모쪼록 이나영이 '네 멋대로 해라'의 후광효과로 인한 '엄친딸'이 아니라 진정한 '엄친딸' 연기자가 되기를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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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웅크린 감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