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마프 11회: '사막여우' 신구의 눈물 '날 길들여 놓고...'디마프 11회: '사막여우' 신구의 눈물 '날 길들여 놓고...'

Posted at 2016.06.18 08:08 | Posted in TV섹션: 드라마

디어 마이 프렌즈 11회

방송일자: 2016년 6월 17일

방영: tvN

극본: 노희경

연출: 홍종찬

출연: 고현정, 나문희, 신구 외...


네가 나를 길들인다면 우리는 서로를 필요로 하게 될 거야. 너는 나에게 이 세상에서 유일한 존재가 될 거야. 나는 너에게 이 세상에서 단 하나 밖에 없는 존재가 될 거고... -'어린왕자' 중에서-


맨 처음 생텍쥐페리의 '어린 왕자'를 읽었을 때는, 사랑한다는 것은 서로를 길들이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장미는 어린 왕자를 길들였고, 어린 왕자는 사막여우를 길들였고... 그래서 첫사랑이란 걸 할 때도 빨리 서로에게 길들여져야만 한다고 믿었다. 그러나 상대에게 충분히 길들여졌다는 느낌이 든 순간 오히려 상대는 이별을 선언한 채 떠나버렸다. 왜 일까? 뭘 잘 못한 것일까? 몇날 며칠을 머리가 터져라 고민했지만 이별의 이유를 도무지 알 수가 없었다. 나중에서야, 아주 나중에서야 '길들인다'와 '사랑한다'가 동의어가 아님을 깨달았다.


초등학교 동창인 '문정아(나문희)'와 결혼하여 바람 한번 안 피우며 반평생을 부부로 살아온 '김석균(신구)'은 서로에게 길들여지는 것이 서로를 사랑하는 방법이라 굳게 믿으며 살아왔을 것이다. 실제로 우리네 아버지들은 믿어 의심치 않았다. 서로에게 충분히 길들여지면 굳이 사랑한다, 고맙다 등의 낯 간지러운 말로 표현하지 않아도 아내가 충분히 느끼고 이해해 줄 거라고. 사막여우 같은 우리네 아버지들에게 있어서 사랑이란 '네 시에 온다는 것을 알고 세 시부터 행복해지는 감정'이기 때문이다.  



너의 장미를 그토록 소중하게 만든 건 니가 그 장미를 위해서 소비한 시간이야. -'어린왕자' 중에서- 


길들인다는 것에서 중요한 것은 함께 한 시간이다. 우리네 아버지들은 그 시간의 힘을 믿었다. 함께한 시간이 얼마인데 굳이 표현을 안 해도 아내와 자식이 자신의 본심을 알아주겠지하는 믿음... 그러나 길들여진다는 것은 상대에게 익숙해진다는 의미이지 상대를 이해한다는 의미가 아니다. 사람들은 온전히 이해하지 못한 것에도 얼마든지 익숙해질 수 있다. 그리고 이해하지 못한 것일 수록 익숙해지는데 더 많은 노력이 필요하고, 그 노력은 마음 속에 불만으로 차곡차곡 쌓여갈 수밖에 없다. 



네 시가 되면 이미 나는 불안해지고 안절부절 못하게 될 거야. 난 행복의 대가가 무엇인지 알게 될거야. -'어린 왕자' 중에서-


우리네 아버지들과 마찬가지로 '김석균(신구)'이 저지른 실수는 '모든 행복에는 대가를 따른다'라는 간단한 사실을 잊고 살아왔다는 점이다. 길들이고 길들여짐으로써 얻은 행복에 있어서 '김석균'은 아무런 대가도 치루려 하지 않았다. 자신이 누리는 행복(혹은 편안함)을 단지 충분히 길들이고 길들여지면 자연히 얻게되는 것이라 믿으며 살아왔다. 하지만 사막여우가 말했듯이 길들여진다고 해서 행복의 대가가 존재치 않는 것은 아니다. '문정아(나문희)'에게 있어서 그것은 세계일주였고, 맘편히 마실 수 있는 흑맥주 한 병이었다. 




너희들은 내 장미와 조금도 닮은 데가 없어. -'어린 왕자'중에서-


모든 것을 아낌없이 다 퍼주는 어머니에게 길들여진 우리네 아버지들은 아내에게도 똑같이 길들여지기를 바랐다. 어머니와 아내를 같은 장미로서 바라보았던 것이다. 그러나 어머니와의 시간과 아내와의 시간이 같을 수 없듯이 어머니와 아내가 같은 장미일 수 없다. 이 사실을 뒤늦게 깨달은 '김석균(신구)'은 혼란스러워하다가 급기야 눈물마저 보였다. 지금까지 살아온 방식이, 사랑한 방식이, 이해받았다는 믿음이 송두리째 부정당했기 때문이다. 길들이고 길들여진 채 사는 방법밖에 모르는 우리네 아버지로서는 길을 잃은 미아같은 심정일 수밖에 없다.


사막여우는 말했다. 네 시에 온다는 것을 안다면 세 시부터 행복해지기 시작할 거라고... 그 행복을 표현하고 감사해하는 것으로부터 '김석균(신구)'은 시작해야만 한다. '내가 뭘 잘 못했냐?'라고 따져묻기 보다는 '내가 뭘 잘해줬나?'부터 반성해야만 비로소 '문정아(나문희)'가 마음을 돌리고 '김석균'의 곁으로 다시 돌아올테니까. 비록 참다참다 더 이상 못 견디고 집을 나갔지만, '문정아'는 분명 알고 있을 것이다. '길들임'이 '사랑'은 아닐지라도, 자신이 길들인 것에 대한 책임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I am responsible for my rose. 나는 나의 장미에게 책임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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