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데없이 현존 최강의 인기 예능 프로그램인 '1박2일'에 암초가 발생했다. 프로그램에게 쏟아지는 폭넓은 인기의 핵이나 다름없는 허당 이승기가 MBC 드라마 '일지매'의 주연 캐스팅으로 인한 하차설이 대두되고 있는 것이다. 사실상 이 이야기는 다소 뜬금없는 경향이 짙다. 이승기의 '일지매' 출연은 '1박2일'에 합류하기 이전부터 있어왔던 이야기였음에도 불구하고 이제와서 새삼 문제가 된다는 사실이 이상하고, 드라마에 전념하기 위해서 소위 영화 한편이 1000만 관객을 동원한 것과 맞먹는 효과와 파워를 발휘하는 현존 최강의 예능인 '1박2일'에서 하차한다는 것도 납득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더불어 이승기가 단순히 연기자였다면 본업에 충실하기 위해서 예능에서 하차하는 것이 이해못할 일도 아니지만, 앞으로 계속 노래를 불러야하고 앨범 홍보를 위해서 예능에 출연해야할 이승기가, 현재 엄청난 인기를 모으고 있는 '1박2일'에서 하차하는 것은 너무많은 것을 포기한채 드라마에 올인하는 것이라고 밖에 볼 수 없다. 그렇다면 이 문제가 새삼 화제가 되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여기에는 복잡한 역학관계가 얽혀있다고 볼 수 있다.
다음주면 이준기가 타이틀롤을 맡은 SBS '일지매'의 방송이 시작된다. 수목의 강자 '온에어'의 후광효과와 이준기의 스타파워가 더해진 SBS '일지매'는 현재 시청자들의 관심을 한몸에 받고 있다. MBC와 이승기의 '일지매'를 준비하고 있는 제작사측에서는 이를 그냥 두고 볼 수 없는 입장이다. 우선 이준기의 '일지매'가 이상태로 큰 관심속에서 방영이 시작되면 MBC에서 오랜만에 손예진을 컴백시켜 야심차게 준비한 '스포트라이트'의 성공을 장담할 수 없다. 여기에 이준기의 '일지매'가 크게 성공하면 할 수록 올 하반기에 방송될 이승기의 '일지매'는 시청자들에게 재탕의 느낌을 주게될 것이므로 실패할 가능성이 커진다. 자칫 잘못하면 이준기의 '일지매'로 인하여 이승기의 '일지매'의 편성이 내년으로 밀릴 수도 있는 것이다. 따라서 화제를 모으고 있는 이준기의 '일지매'로 향해있는 시청자들의 관심에 환기를 시키기 위해서 전략적으로 이승기의 하차설을 언론에 흘린 것인지도 모른다. 사실상 이승기가 진짜 하차를 하든 안하든 이번 하차설 덕분에 많은 대중들이 이준기의 '일지매'뿐만 아니라 이승기의 '일지매'에도 관심을 가지게 되었던 것이다.
물론 이승기가 정말 하차하게될 가능성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본격적인 촬영에 들어가게되자 스케쥴이 안맞아 우선 슬쩍 하차설을 언론에 흘려 대중들의 반응을 살펴본 후 하차시기를 가늠하고 있는 것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승기의 '1박2일' 하차는 너무 많은 것을 건 채 드라마에 올인하는 것이라 볼 수 있다. 비의 라이벌이자, 최고의 아이돌로서 승승장구하던 세븐은 드라마 '궁S' 한방으로 침체기를 맞아야만 했다. 평소 음악에만 전념하겠다던 세븐은 '풀하우스'의 대성공으로 멀리 앞서가는 비를 따라잡기 위해서 충분한 준비없이 덜컥 미니시리즈의 주인공을 맡았다. 드라마의 성공은 아이돌의 스타성만으로는 거둘 수 없다. 세븐의 지켜보기 민망할 정도의 미숙한 연기력은 '궁S' 자체의 미숙한 스토리로 인하여 더욱 빛을 발하였고 결국 세븐은 '궁S'를 타고 안드로메다를 향해서 은하여행을 떠날 수밖에 없었다. '궁S'의 실패는 비단 신인 연기자 세븐의 실패만을 의미하지 않았다. 비를 따라잡아야 한다는 욕심에 둔 세븐의 무리수가 데뷔 이후로 승승장구하며 잘 나가던 최고인기 아이돌 세븐에게마저도 영향을 미치어 세븐의 침체기를 가져왔던 것이다.
이승기는 세븐의 경우를 거울로 삼을 필요가 있다. 물론 이승기는 세븐에 비해서는 연기자로서 준비가 많이 되어있는 상태이다. 데뷔 때부터 자신의 뮤직비디오에서 늘 연기를 선보였으며, MBC 시트콤 '논스톱 5', KBS 주말연속극 '소문난 칠공주' 등등에서 이미 연기를 경험해 보았던 것이다. 문제는 순수 연기자들과 달리 이승기 같은 만능 엔터테이너들은 드라마의 실패가 이미지와 네임밸류의 손상만으로 그치지 않다는 사실에 있다. 혹여 MBC '일지매'가 실패하였을때 이승기가 입게되는 데미지는 단순히 연기자 이승기만이 아니라 가수 이승기에게까지 미칠 것임이 분명하다. 비록 잘하면 인정하고 박수를 쳐주지만, 대중들은 기본적으로 아이돌 가수의 연기진출에 대한 시선이 곱지 못하다. 신인 연기자들에게 요구하는 잣대보다 훨씬 더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며 아이돌 가수출신의 연기를 평가하는 것이다. 따라서 비처럼 크게 성공을 거둘 수도 있지만, '세잎 클러버'로 침몰하기 직전까지 갔던 이효리나 '궁S'로 데뷔이후 처음으로 하강곡선을 그을 수밖에 없었던 세븐처럼 드라마의 실패가 가수로서의 인기에도 치명적인 영향을 미치곤 한다. 따라서 이승기가 아무리 연기에 욕심이 있더라도 현재 가장 잘나가는 예능인 '1박2일'까지 버려가며 MBC '일지매'에 올인하는 것은 너무 큰 리스크가 따르는 일이라 볼 수 있다.
더욱이 '1박2일'을 그만두는 것은 가수로서 너무 큰 것을 포기하는 행위이다. '1박2일'이 지금의 인기를 얻는데 결정적인 공헌을 한 사람은 다름아닌 허당승기이다. 이승기는 야외에서 제대로 먹지도 씻지도 못한 채 갖은 고생을 다해가며 '1박2일'이라는 야생지를 개간하고 씨를 뿌려 마침내 비옥한 땅으로 만드는데 성공한 상태이다. 그로인하여 지난 방송에서 보여진 충주대 게릴라 콘서트를 봐도 알 수 있듯이, '1박2일'은 이제 뭘해도 성공할 가능성이 높은 상태라고 볼 수 있다. 즉 그간의 고생을 뒤로한 채 개간한 땅에서 나는 곡식을 거두어 배두드리며 풍족하게 살일만 남은 것이다. 그런데 여기에서 드라마를 위해서 '1박2일'에서 하차하는 것은 새로운 야생지를 개간하겠다며 기껏 비옥하게 만든 땅을 버리고 떠나는 일이나 다름없다. 좋게 말해서 개척정신이지 까놓고 말해서 고생을 사서한다고 밖에 볼 수 없다. 더욱이 이승기는 '1박2일'에서 단순히 웃기는 예능인이 아니라 가수로서 크게 어필하고 있다. 국민 아이돌 그룹 '1박2일'의 리드보컬로서 앞으로도 전국팔도를 돌아다니며 '전국노래자랑'이나 '충주대 게릴라 콘서트'같이 사람들과 호흡할 수 있는 공연을 펼칠 가능성이 높다. 가수로서 이토록 좋은 기회를 드라마에 대한 욕심으로 날려버리는 것은 장기적으로 봤을때 실로 어리석은 일이 아닐 수 없다. 가수로서 좀처럼 인정받지 못했던 하하가 '무한도전'의 인기만으로 가수로서 얼마나 큰 성공을 거두었는지 이승기는 되짚어볼 필요가 있다.
이승기의 '1박2일' 하차설은 복잡한 역학관계에서 나온 산물이라 볼 수 있다. MBC와 SBS 사이의 수목극 경쟁, 이준기의 '일지매'와 이승기의 '일지매'의 라이벌 의식, 여기에 음악과 연기 모두를 성공하고 싶어하는 이승기의 욕심이 작용하여 발생한 일종의 헤프닝인 것이다. 만약 이승기가 정말 '1박2일'과 '일지매'를 놓고 어느 한쪽만 택해야 하는 상황이라면 과감히 '일지매'를 버리라고 충고하고 싶다. 냉정하게 말해서 '일지매'의 성공을 장담하기 어려운 상태이다. 이준기의 '일지매'가 성공하든 실패하든 올 하반기에 방영될 이승기의 '일지매'는 시청자들에게 있어서 재탕의 느낌을 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또한 이승기는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을 것이다. '1박2일'과 같은 성공한 예능 프로그램을 만나기가 하늘에서 별따기 만큼이나 어렵다는 사실을 말이다. '무한도전' 멤버들은 프로그램의 인기로 인하여 B급에서 A급으로 올라선 것도 모자라 오래도록 전성기를 구가하고 있다. 이제 '1박2일'의 차례이다. '무한도전'의 경우를 봐도 최소한 앞으로 2년동안은 '1박2일' 멤버들이 방송3사를 휘저으며 전성기를 구가할 가능성이 높다. 그런데 여기에서 하차하는 것은 프로그램 초기에 갖은 고생은 다하고도 공익근무를 위해서 하차할 수 밖에 없었던 김종민의 전철을 밟는 것이나 다름없다. 따라서 이승기는 자신의 미래를 위해서 무엇이 진정 도움이 될지 신중하게 생각하고 선택해야만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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