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쯤되면 인생역전이다. 배우 황정민이 '무릎팍 도사'에 나와 말했듯이 정말 '인생은 한방!'인지도 모르겠다. 데뷔 후 얼마전까지 브레이크가 고장난 폭주 기관차로서 비호감의 레일위를 내달리고 있던 솔비가 결혼(?) 한방으로 극적인 인생역전을 이루어낸 것이다. 이래서 우리 선조들은 '여자 팔자는 뒤웅박 팔자'라고 한 것인지도 모르겠다. 얼마전까지 '여자 김구라'라고 불리우던 솔비가 이젠 '21세기 예능의 달인'이라고 불리우고, '막말을 일삼는 막되먹은 돼지!'라던 악플이 '솔직하고 당당한 솔비'라는 선플로 변하였다. 그야말로 미디어고 대중이고 밉다밉다 하던 솔비를 이젠 예쁘다예쁘다 하고 있는 것이다. 솔비의 인생역전도 놀랍지만 솔비를 대하는 미디어와 대중들의 변신도 놀라운 것이 사실이다.
솔비에게 인생역전과 전성기를 가져다준 것은 적극성과 당당함이라 볼 수 있다. 우리나라 여성들은 전통적으로 내숭을 여자의 미덕으로 여기며 소극적인 것을 여성스러운 것이라 교육받으며 자라왔다. 아무리 좋은 감정이 있어도 남성이 먼저 손을 내밀기 전까지는 참아야만 하며, 좋아하는 이성에 대한 자연스런 욕구와 욕망을 억눌러야만 했다. 그러나 솔비는 그렇지 않았다. 다소 솔비를 어려워하며 자꾸만 뒷걸음질 치던 앤디에게 먼저 손을 내밀어 꽉 붙잡았고, 적극적인 애정표현과 리드를 통해서 앤디의 마음을 자신에게로 돌려놓는데 성공했다. 즉, 솔비는 대부분의 여성들처럼 좋아하는 남성의 마음이 자신에게로 열릴 때까지 소극적으로 기다린 것이 아니라, 적극적으로 남성의 마음을 두드려 열었다. 바로 이런 솔비의 적극성과 당당함을 보며 그렇게 살지 못하는 일반 대중들이 대리만족과 카타르시스를 느끼고 있는 것이다. 또한 이부분에서부터 뭘해도 밉상이었던 '여자 김구라' 솔비가 '보면 볼수록 기분 좋은 여자' 솔비로 대중의 인식이 전환되었다고 볼 수 있다.
흥미로운 점은 결혼(?)하기 이전의 솔비와 결혼(?)한 이후의 솔비가 크게 다르지 않다는 사실이다. 물론 좋아하는 남자 앞에서 스스로 브레이크를 잡긴 하지만, 이것은 세상 모든 여성들에게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현상이다. 세익스피어의 '말괄량이 길들이기'에서도 확인할 수 있듯이 아무리 드센 여성이라도 사랑에 빠지면 성격을 자제하고 이성에게 맞혀주기 마련인 것이다. 이렇듯 스스로 브레이크를 잡는 것을 제외하고 솔비는 결혼(?)하기 이전과 이후가 거의 비슷하다. 거침없고, 맹랑하고, 남의 눈치를 보지 않는다. 이런 모습들이 얼마전까지만 해도 대중들에게 비호감의 전형으로서 받아들어져 안티를 불러모왔지만, 이젠 당당하고 솔직한 여성의 대표로서 대중들에게 호감을 사고 있다. 여기에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신생아와 사랑에 빠진 여성은 미추에 관계없이 아름답다는 일종의 착시현상까지 더해져 솔비의 전성시대를 불러왔다. 결국 대중들이 느끼는 호감과 비호감은 종이한장 차이인 것이다. 솔비의 행동을 조금만 이해하려고 들면 예전에는 비호감으로 보였던 행동들도 얼마든지 호감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렇듯 얼마전까지만해도 전통적인 여성상에 부합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비호감으로 인식되었던 솔비가 똑같은 이유로 현재는 호감으로 인식되고 있다. 미디어에서 말하는 것처럼 진짜 '21세기 예능의 달인'이든 단순히 운이 좋았든 솔비는 이제 슬슬 결혼(?)이후를 준비해야만 한다. 함께 결혼(?)했던 4커플중 2커플이 하차하고 새로운 2커플이 생겨난 것처럼 솔비의 가상 결혼생활도 언제까지고 이어지지는 못할 것이기 때문이다. 더불어 앤디에게나 솔비에게나 대중들에게서 가장 사랑받을때 가상 결혼생활을 정리하는 것이 어렵사리 맞은 전성기를 이어가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 그렇다면 달콤했던 가상 결혼생활을 정리한 이후의 솔비는 어떤 식으로 활동을 해야할까? 비호감의 전형인 여자 김구라에서 보면 볼 수록 기분좋은 여자의 격차가 엄청난 것처럼, 가상 결혼생활을 끝냈을때 솔비는 꽤나 복잡한 상황을 맞이하게 될거라 예상해볼 수 있겠다.
우선 예능 프로그램에서의 포지션 문제가 생길 것이다. 솔비는 지금까지 당돌하고 할말 다하는 캐릭터로 어필해 왔다. 예능에서 솔비에게 원하는 것도 프로그램에 톡쏘는 맛을 부여해주는 역할이다. 그런데 결혼(?) 이후로 솔비의 톡쏘는 맛이 다소 약해진 것이 사실이다. 최근 MC로서 합류한 '상상+ 시즌2'에서도 예전 같으면 충분히 더 달려들 여지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자기 스스로 브레이크를 건 채 베시시 웃으며 물러나곤 했다. 그야말로 '우리 솔비가 달라졌어요!'의 수준이다. 문제는 전성기를 맞은 지금은 상관없지만 과연 가상 결혼생활을 정리한 이후에도 톡쏘는 맛을 잃은 솔비가 예능에서 먹히겠냐는 것이다. 솔비에게 톡쏘는 맛을 제거하는 것은 마치 김연아에게 점프를 하지 말라고 하는 것과 같기 때문이다. 따라서 솔비가 계속 예능에서 활약하고 싶다면 예능에서 먹힐만한 다른 능력을 개발하든지, 아니면 비호감과 호감사이에서 줄타기를 할 수 있을정도로 톡쏘는 맛의 완급조절 능력을 기르든지 해야만 할 것이다.
현실적으로 솔비는 '타이푼'에서 나와 솔로로 데뷔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다른 멤버들과 네임밸류에서 너무 차이가 벌어지면 그룹활동이 정상적으로 이루어지기 힘들다. 대중들이 '타이푼'을 '타이푼'으로 보지 않고 '솔비와 아이들'로 인식하기 때문이다. '쥬얼리'가 '박정아와 아이들'로서 한계를 가지다가 해채한 후 재결합 하여 히트곡까지 냈지만 지금은 '서인영과 아이들'로서 다른 멤버들이 묻혀버린 상태이다. 이는 주목받고 있는 멤버에게나 묻혀버린 멤버들에게난 좋은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 더불어 솔비는 만능 엔터테이너로서 거의 모든 분야에 진출해있는 상태이다. 앞으로 '타이푼'이 앨범을 낸다고 해도 전적으로 솔비의 스케쥴에 맞혀야만 할텐데 이런식으로는 정상적인 그룹활동이 가능할리가 없다. 차라리 솔비가 솔로로 나와서 솔로로서 앨범을 발표하며 활동하는 것이 솔비의 행보를 가볍게 해줄 것이다. 뿐만 아니라, 솔비가 계속 '타이푼'에 남아있게되면 '제2의 신지'라는 굴레에서 벗어날 수 없다. '제2의 신지'라는 타이틀은 솔비의 인지도를 빠르게 높여준 성공적인 전략이지만, 이미 네임밸류가 높아져버린 솔비에게는 더이상 쓰고 있을 수 없는 굴레가 되어버렸다. 따라서 솔비가 솔비로서 서고 싶다면 이젠 신지와의 공통점을 내세울 것이 아니라 신지와의 공통점을 버릴 시기라 볼 수 있다.
솔비는 인생역전을 해냈다. 하지만 정작 중요한 것은 바로 지금부터이다. 인생역전을 잠시 꾸었던 한여름밤의 달콤한 꿈으로 만드느냐, 솔비의 시대를 열 발판으로 만드느냐는, 지금부터 솔비가 어떤 행보를 보이느냐에 따라 달려있는 것이다. 더불어 대중들은 솔비의 인생역전을 보며 지금까지 자신이 비호감으로 여겼던 연예인들에게 혹시 이해가 부족했던 것은 아닌지 되짚어 봐야만 한다. 행동 하나하나가 마음에 안들고, 괜스레 밉상이라 여겼던 비호감 연예인도 솔비처럼 이해심을 가지고 지켜보면 자신이 느꼈던 비호감이 단지 선입견과 고정관념일 뿐이었음을 깨달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호감과 비호감의 차이는 종이한장 차이일 뿐이며, 그 종이 한장은 이해라는 노력으로 뚫을 수 있다. 타당한 이유가 있기에 비호감을 느끼는 것이라면 어쩔 수 없지만, 단지 괜스레 그냥 미운 것이라면 자신이 느끼는 비호감이 옳다고만 믿어서는 안될 것이다. 그리고 그런 비호감을 바탕으로 연예인에게 크나큰 상처를 될 악플을 다는 것도 지양되어야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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