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령 13회: 10단 반전, 시청자 고문하는 '유령'유령 13회: 10단 반전, 시청자 고문하는 '유령'

Posted at 2012/07/12 09:44 | Posted in TV섹션: 드라마




유령 13회

방송일자: 2012년 7월 11일

방영: SBS

극본: 김은희

연출: 김형식, 박신우

출연: 소지섭, 곽도원, 이연희 외...



2012년 이사분기 공중파 드라마는 크게 두가지 단어로서 정리될 수 있다. '김은희'와 '욕봐라'. 주말드라마 '신사의 품격'의 시청자들이 요즘 가장 싫어하는 이름이 '김은희'이다. 첫사랑이랍시고 나타나서 잘되어가던 '김도진(장동건)'-'서이수(김하늘)' 커플 사이에서 커다란 분란을 일으켰기에... 수목드라마 '유령'의 시청자들은 요즘 '김은희'라는 이름석자만 들어도 머리가 지끈지끈 아파온다. 본업이 작가인지 어부인지 헷갈릴정도로 매회 시청자들을 낚아대고 있기에... 따라서 요즘 드라마 시청자들은 두 '김은희' 덕분에 월화드라마 '추적자'의 유행어인 '욕봐라' 상태이다. 물론 드라마의 재미가 극대화됨으로서 기분좋은 욕봐라이지만...  


이미 지난주에 '한형사(권해효)'의 정체를 가지고 시청자들뿐만 아니라 연예매체들까지도 보기좋게 낚았던 '유령'이 이번주에는 '4인의 스파이'의 정체를 가지고 또다시 만선을 이루었다. 어부의 영혼을 가진 김은희 작가가 얼마나 지독하냐면, 13회에서 스파이의 정체가 밝혀지기까지 무려 10번의 반전이 연이어졌다. 이사분기에 센세이션을 일으키고 있는 '추적자'도 반전이 평균 한회에 한번꼴이다. 전세계적으로 대성공을 거둔 미드 '24'시리즈도 반전이 많이나와밨자 한회에 2~3번이었다. 그런데 쪽대본과 생방촬영으로 악명높은 대한민국 드라마임에도 불구하고, '유령'은 한회에 반전에 무려 10단 콤보로 이어졌다. 뭐, 이런 드라마가 다 있나???



[이태균 ▶ 이태균 ▶ 변상우 ▶ 강응진 ▶ 유치장 경찰 ▶ 사식 넣은사람 ▶ 유치장 경찰 ▶ 변상우 ▶ 강응진 ▶ 강응진] '유령' 13회에서 보여진 10단 반전으로 인하여 시청자들의 의심이 옮겨간 순서이다. 작가가 얼마나 머리를 썼냐면, 처음에 '이태균(지오)'을 스파이라며 한번 잡았다가 놓아준 후 또다시 의심하도록 시청자들을 유도했다. 뿐만 아니라, 마지막에 다 끝난줄 알았는데 '강은진(백승현)'을 통하여 또한번 시청자들의 뒤통수를 쳤다. 이처럼 시청자들이 드라마를 보면서 하도 많이 뒤통수를 맞고 그에 따라 많은 사람들을 의심하게 되자, 이젠 아무도 믿을 수 없게 되어버리고 말았다. 드라마에 등장하는 모두가 다 의심스럽고 제시된 내용들을 도무지 곧이곧대로 믿을 수가 없게된 것이다.


이처럼 '유령'은 보는 사람들로 하여금 잠시도 긴장을 늦추지 못하도록 만드는 이른바 '시청자 고문'을 하고 있다. 아닌 게 아니라 드라마가 계속 시청자들에게 머리싸움을 걸어온다. 심지어 걸어온 머리싸움마다 시청자들의 뒷통수를 치며 번번히 이긴다. 흥미로운 사실은 이런 긴장감이 '유령'을 시청하는 재미를 극대화해준다는 점이다. 알다시피 '유령'은 장르물로서 범죄수사 드라마이다. 범죄수사 드라마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가 범인의 정체인데, '유령'은 특이하게도 일찌감치 범인의 정체를 밝혔다. 그 대신 주인공이 범인을 잡는 과정을 어렵고 복잡하게 꼬아놓았다. 뿐만 아니라, 범인을 잡으려 하는 주인공의 가장 큰 걸림돌로서 스파이를 배치했다. 


이처럼 스파이로 인하여 주변사람들 모두가 의심스럽게 되면 시청자들로서는 더더욱 주인공에게 몰입하게 된다. 주인공을 응원하고 도와줄 수 있는 존재가 자신밖에 없다고 느껴지기 때문이다. 따라서 시청자는 갈수록 단순히 제3자의 입장에서 드라마를 지켜보는 것이 아니라, '김우현(소지섭)'-'권혁주(곽도원)'의 동료로서 드라마를 생생히 받아들이게 된다. 실제로도 '한형사의 정체'라는 반전이후로 '유령'에 대한 시청자 반응이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그 이전까지는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더 자주 더 많이 언급되었던 동시간대 드라마는 '각시탈'이었다. 하지만 11회부터 상황은 뒤집어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유령'의 상승세에 좀처럼 탄력이 붙지 않고 있다. 범인이자 끝판왕인 '조현민(엄기준)'이 어정쩡하기 때문이다. 이번주 '추적자'의 시청률이 급상승하여 20%대를 넘길 수 있었던 이유가 무엇일까? 마침내 '백홍석(손현주)'이 '강동윤(김상중)'에게 복수를 하였기 때문이다. 시청자들이 그동안 가슴졸이며 한마음 한뜻으로 원해왔던 '강동윤, 넌 꼭 잡고만다!'라는 염원이 마침내 이루어졌다. '유령'의 '조현민'도 마찬가지 현상이 벌어져야만 한다. '김우현(소지섭)'-'권혁주(곽도원)'만 이리뛰고 저리뛸게 아니라 시청자들도 '조현민, 넌 무슨일이 있어도 잡는다!'라고 염원하도록 만들어야만 하는데, 아직 이것이 효과적으로 안되고 있다. 


일찌감치 정체가 밝혀진 끝판왕이라면 시청자들의 애와 증이 교차되는 캐릭터야만 하는데, 아쉽게도 '조현민(엄기준)'은 어느쪽에도 속하지 못하고 있다. 물론 갈수록 하는 행동이 얄미워지고 있긴 하지만, 시청자로 하여금 반드시 잡아서 죄의 대가를 치루도록 하고 싶다는 염원을 불러일으키지는 못하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향후 '유령'의 성패는 '조현민'이란 캐릭터에게 달려있다고 볼 수 있다. 즉, '조현민'을 시청자들로 하여금 얼마나 미워할 수 있게 만드냐에 따라서 '유령'의 시청률 상승세가 결정될 것이다. 



쪽대본-생방촬영이라는 열악한 환경속에서 제작되는 대한민국 드라마 제작시스템속에서 화려한 스타파워 없이 진정성 넘치는 연기력과 스토리만으로 시청률 20%대를 넘긴 '추적자'는 매우 의미깊다. 더불어 제작환경이 훨씬 좋은 미드-일드조차도 쉽게 흉내내기 어려운 무려 10단 반전콤보를 선보이는 '유령'도 매우 소중하다. 아닌 게 아니라, 날고긴다는 미드-일드에서조차 '유령'처럼 시청자를 즐겁게 고문하는 경우를 좀처럼 찾아보기 힘들다. 따라서 이 두 드라마들이야말로 향후 대한민국 드라마의 변화를 이끌 신호탄임에 분명하다.     

티스토리 툴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