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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섹션: 버라이어티

황금어장 67회 - 2007년 10월 31일


황금어장 67회
2007년 10월 31일 방송분
방송: MBC
MC: 강호동, 유세윤, 올밴, 김국진, 윤종신, 김구라, 신정환
게스트: 성시경, 양파, 이루

황금어장의 두 코너는 묘한 관계를 형성하고 있다. 한창 '무릎팍 도사'가 잘나가던 시절에 스핀오프 개념으로 만들어진 '라디오 스타'는 출연자들도 인정했지만 솔직히 파일럿 프로그램의 성격이 강했다. 이것저것 시도해보다가 그래 이렇게도 한번 가보자하는 마음으로 만들어진 것이나 다름없다. 하지만 게스트 무시방송이라는 방송계에 혁명(?)을 일으키며 점차 자리를 잡아간 '라디오 스타'는 이제 슬슬 약발이 떨어져가고 있는 '무릎팍 도사'를 자신들의 스핀오프로 몰아내려하고 있다. 역시 최근 방송 트랜드는 김구라와 신정환이 이끄는 막장이 대세인듯 하다.

67회 방송에서 '무릎팍 도사'의 게스트로 성시경이 나왔다. 소위 심형래의 눈물 방송 덕분에 영화가 대박난 이후로 새로 개봉하는 영화홍보의 장이 된 '무릎팍 도사'는 그간의 비난에서 벗어나려는 듯이 지난 주부터 가수들을 게스트로 초대했다. 나름대로 잔잔한 감동이 있었지만 그다지 재미는 없었던 지난주의 '양희은'에 이어서 이번주 게스트가 '성시경'이라는 소문이 들려오자, 무릎팍 매니아들 사이에서는 '뭐 건질게 있겠어?'라는 반응이 대세였다. 그런 반응이 신경쓰인 것인지 제작진은 성시경의 유승준에 관련한 발언을 언론에 슬쩍 흘리며 시청자들의 이목을 끌어왔다.

막말이 여과없이 방송을 타고 출연자들의 막장행동에 박수를 보내며 웃어주는 최근의 트랜드 상황에서 성시경의 발언을 두고 그다지 심각하게 가타부타 이야기하고 싶지 않다. 그냥 성시경이 저런 생각을 하는구나라는 선에서 듣고 넘어가면 좋을 듯 싶다. 다만 한가지, 67회 방송을 보면서 성시경은 똑똑한 사람은 될 수 있어도 뛰어난 사람은 될 수 없을 것 같다는 느낌을 받았다. 자신이 아는 지식을 모르는 사람들에게 알기 쉽도록 설명하는 것도 능력이다. 지식이란 높은대서 낮은대로 흐르는 것이 아니라 시냇물이 강물을 이루고 그 강물이 바다를 이루듯이 흘러가기 때문이다. 그런데 성시경은 자신의 지식적 우월성을 은연중에 과시하고 싶어하고 알기 쉽게 설명하는 것이 아니라 자꾸만 가르치려 하는 모습이 보이기에 아쉬웠다.

나름 논란이 일고 있는 성시경의 발언에 대해서 개인적으로 강호동과 같은 생각이다. 괜히 곤란해진다고 말바꾸지 말고 니 마음대로 소신있게 떠들다가 군대에 갔으면 좋겠다. 성시경은 군대에서 좀더 다양한 사람들과 만나는 경험을 해봐야 할 것 같았다.


 
말도 많고 탈도 많은 김국진의 가세로 인하여 '라디오 스타'는 분명히 안정감을 갖게 되었다. 비록 덜 막장스러워서 웃음이 터지는 빈도가 적어졌지만, 김국진 이전의 '라디오 스타'는 몇회만 독하게 하고 징계먹어 막내릴 각오를 한 파일럿 프로그램 같았던 것이 사실이다. 그런데 90년대 스타일로 게스트를 존중하는 MC인 김국진이 너무 뜨거워지는 다른 MC들의 막장짓을 적절히 식혀줌으로서 '라디오 스타'는 나름 롱런할 수 있는 기틀을 마련했다고 보여진다.

67회 게스트인 양파는 출연하기전에 '라디오 스타'를 대비하여 기획사에서 미리 훈련을 받은 티가 역력했고, 이루는 점차 아버지의 뒤를 이어가고 있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초반부에서는 양파의 예상치 못한 선공으로 인해서 이루의 존재감을 느낄 수 없었지만, 아버지의 이야기를 꺼냄으로서 이루는 프로그램을 자신 위주로 만드는데 성공했고 결국에는 양파의 존재감까지 지워버렸다.

이번 방송에서 다루어진 누구누구의 아들이라는 굴레에서 벗어나고 싶다라는 2세 연예인들의 메인테마는 식상하기 그지없지만, 어차피 '라디오 스타'는 식상한 이야기를 가지고 막장식으로 풀어 재미를 주는 프로그램이기에 재미를 주는데에는 성공했다. 다만, 과도한 스케쥴 때문인지 최근 신정환의 포스가 줄어드는 것이 보여 아쉬움이 남았다.

황금어장 67회는 약한 게스트들로도 프로그램이 나름 이목을 끌고 재미도 줄 수 있다는 사실을 시청자들에게 확인시켜준 방송이라고 볼 수 있다. 상상플러스가 점차 게스트빨로 재미를 주고있는 반면에 황금어장은 게스트보다는 프로그램 고유의 특성으로 재미를 주고 있기에 프로그램이 아직 포스가 줄어들지 않았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