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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게소 (Rest Stop, 2006)
장르: 공포/스릴러
감독: 존 시반
출연: 제이미 알렉산더, 조이 멘디시노, 딘나 루소 등
러닝타임: 80분


할아버지가 말씀하시길, 모든 이들은 자신만의 악마가 있다고 하셨다.

실로 오랜만에 마주친 쉣무비였다. 이 영화의 감독은 마치 MT에서 무서운 이야기를 해보라고 하니까 한껏 분위기를 잡아놓고는 기껏 '빨간 휴지줄까? 파란 휴지줄까?'라는 식상하고 지저분한 이야기를 길게 늘어고는 마지막에 가서는 '난 엠보싱 쓰는데'같은 낚시질까지 해댔다. 즉, 신선한 아이디어로 승부하는 '쏘우'같은 저예산 대박영화들이 나타나자 신선한 아이디어도 없으면서 대박을 노린 감독의 헛된꿈이 고스란히 반영된 영화였다.

영화는 전반적으로 과잉되어 있다. 감정연기의 과잉, 잔혹함의 과잉, 낚시의 과잉으로 넘쳐나고 있었던 것이다.

영화를 원톱으로서 이끌어나가는 제이미 알렉산더는 이제 막 연기학원을 졸업한 신출내기처럼 연기했다. 의욕은 넘치지만 기술과 경험이 뒷받침해주지 못해서 연기가 시종일관 과장되고 감정이 과잉되어 보고 있기에 불편했다. 어느때에는 세상 최고의 요부처럼 굴고, 어느때에는 철부지 된장녀처럼 굴고, 어느때에는 무능력한 울보 겁쟁이처럼 굴고, 어느때에는 살인범이라도 때려잡을 듯한 여전사처럼 굴었다. 문제는 이런 연기의 변화가 차근차근 단계를 밟아나가는 것이 아니라 몇초 사이에 휙휙 변하는 것이다. 마치 순식간에 가면을 바꿔쓰는 변검공연을 보는 듯 했다.
 
아마도 감독이 자기딴에는 '쏘우'에 못지않은 잔혹함을 보여주고 싶었던 것인지 영화는 쓸데없는 피로 범벅이 되어있다. 꼭 필요한 순간에 꼭 필요한 장면이 아니라 시도때도 없이 잔혹한 장면이 피범벅이 되어 등장했다. 이런 쓸데없이 잔혹한 장면들은 '쏘우'처럼 관객들의 긴장을 최고조로 끌어올리는 작용을 하는 것이 아니라 관객들을 짜증나게하고 불편하게 만들 뿐이었다. "쏘우'처럼 적재적소에 배치된 잔혹한 장면들은 관객들에게 흥분과 스릴을 선사하지만 '휴게소'처럼 별다른 인과관계없이 쓸데없이 과잉되어 자주 노출되는 잔혹한 장면들은 관객들이 감독의 가학성에 혀를 내두르게 만들 뿐이다.

포스터부터 시작하여 영화는 전반적으로 낚시성이 짙다. 그저 어떻게든 화재성을 불러 일으켜 '쏘우'의 대박이 자신에게로 찾아오도록 만들기 위해서 감독은 낚시로 시작하여 낚시로 끝나는 영화를 만들었다. 그나마 낚시도 감독만의 독창적 아이디어로 만들어졌다면 노력이 가상하여 박수라도 쳐 주었을 것이다. 문제는 그 낚시도 기존에 시도되었던 것들을 변형하였거나 거장들의 기법을 묘사하였을 뿐이다. 고작 그런 수준임에도 자기딴에는 예술을 하고 있다고 생각했는지 번지르르하게 치장해놓은 대사를 보고 있으면 헛웃음밖에 안 나온다.

개인적으로 2007년에 본 영화중에 가장 쉣스런 영화였다. 마치 화장실에서 힘주어 항문에 정진하고 있던 중에 문짝에 쓰여진 화살표를 따라 올라가다보니 '뭘보니 병신아, X이나 싸지!'라고 쓰여있는 낙서와 마주친 듯한 기분 더럽고 보고 있는 자신이 한심스럽게 느껴지게 만드는 영화였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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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웅크린 감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