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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연이 O.S.T의 여왕으로 등극하는 사이에, 윤아가 대한민국 아이돌 사상 최초로 구박받는 며느리의 이미지를 갖게 되는 과정에서, '소녀시대'와 'Tell Me'-'So Hot'-'Nobody'를 트리풀 히트시킨 '원더걸스'의 위상차이가 벌어진 것이 사실이다. 두 여성 아이돌 그룹은 여전히 라이벌이지만 어느덧 '원더걸스'는 '빅뱅'마저 근소한 차로 따돌린 채 국민이 가장 선호하는 가수로서 자리매김 했다.


'원더걸스(22.2%)'의 선호도와 '소녀시대(7.8%)'의 선호도 사이에는 무려 14.4%의 격차가 존재한다. '소녀시대'는 이 격차를 따라잡기 위해서 거의 1년만에 컴백하면서 기럭지를 전면에 내세웠다. '소녀시대'가 '원더걸스'에게 가질 수 있는 가장 큰 비교우위가 바로 '원더걸스' 멤버들에 비하여 '소녀시대' 멤버들의 시원시원한 기럭지이기 때문이다. 이는 새 앨범을 발표하며 함께 공개한 사진들만 봐도 쉽게 확인된다. 이전까지는 소녀스러움을 강조한 공주풍의 귀여운 의상들 이었다면 이젠 다리의 기럭지를 강조한 스키니진과 상체의 볼륨감을 강조한 티셔츠로 멋을 내고 있는 것이다.

이렇듯 '원더걸스'에게 갖는 비교우위를 강조하다보니 '소녀시대'에게는 치명적인 오류가 생겨나고 말았다. 그룹명칭이 '소녀시대'임에도 불구하고 소녀들이 부쩍 성장하여 숙녀가 될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즉, 기럭지와 볼륨감을 강조하다보니 '소녀시대' 멤버들이 더 이상 소녀의 모습을 유지할 수 없었다고 볼 수 있다. 이런 변화는 당장은 효과를 볼지 몰라도 '소녀시대'가 갖는 아이돌로서의 수명을 갉아먹는 결과를 가져올 가능성이 높다.

 
잘나가는 아이돌그룹의 최대 딜레마는 무엇일까? 그것은 아이돌그룹의 멤버들이 나이를 먹는다는 점이다. 10만 팬클럽 시대를 열었던 'H.O.T'의 정식명칭은 'High-five Of Teenagers'이다. '십대의 승리'란 그룹명칭은 멤버들이 20대에 들어서자 'H.O.T'가 활동함에 있어서 치명적인 딜레마로 작용했다. 그로 인하여 SM이 이십대에 들어선 멤버들을 교체하려고까지 했었던 것은 이미 잘 알려진 사실이다. 'H.O.T'는 고육지책으로 20대 멤버들을 교체하는 대신 '십대의 승리'라는 그룹명에 어울리도록 십대들에게 강한 메세지를 전달하는 음악을 전면에 내세웠다. 소위 장르아닌 장르 SMP가 탄생한 것이 바로 이 때문이라 볼 수 있다. 그러나 강한 메세지를 내세우는 음악은 'H.O.T'가 가진 아이돌그룹으로서의 수명을 갉아먹고 말았다. 워낙 메세지를 중시하다보니 대중들이 선호하는 음악장르에 발맞추기 힘들었고 그로 인하여 좀더 말랑말랑하고 따라부르기 쉬운 음악을 추구했던 'god'에게 밀리는 현상이 나타났던 것이다. 메세지를 내세우는 음악에 한계를 느낀 'H.O.T'는 결국 활동을 시작한지 4년만에 해체하고 말았다.

크게 보아 '소녀시대'의 롤모델이라 볼 수 있는 '핑클'의 경우도 마찬가지이다. 풋풋한 소녀의 이미지와 감성을 내세우며 데뷔한 '핑클'은 줄곧 순수함과 귀여움을 내세우다가 3집 'Now'에서 부쩍 성장한 숙녀의 이미지를 풍겼다. 'Now'의 강한비트를 소화하기 위하여 소녀가 아닌 여자로서의 섹시함을 보여줄 수밖에 없었던 '핑클'은 더 이상 소녀적인 감성으로 그룹활동을 할 수 없게 되어버리고 말았다. 멤버들의 나이도 나이지만 'Now'활동을 통해서 더 이상 소녀가 아님을 만천하에 확인시켰기 때문이다. 그렇게 되자 '핑클'은 아이돌그룹으로서 더 이상 보여줄게 없어져 버리고 말았다. 'Now'를 부른 이상 다시금 '영원한 사랑'-'화이트' 같은 덜 익은 풋사과처럼 풋풋하고 깨끗한 감성의 노래로 돌아가는 것은 불가능했던 것이다. 결국 '핑클'은 아이돌그룹 답지 않은 성숙한 발라드 '영원'을 마지막으로 활동을 시작한지 4년만에 활동중단을 선언하게 되었다. 


현재 '소녀시대'의 'Gee'는 'ㅎㄷㄷ'이라는 숨은제목답게 거의 모든 실시간 챠트를 휩쓸며 잘나가고 있다. 뮤직비디오는 공개된지 하루만에 100만에 달하는 조회수를 기록했다고 한다. 아직 본격적인 방송활동을 시작하기도 전부터 'Gee'의 인기는 말그대로 'ㅎㄷㄷ'한 상태인 것이다. 그러나 뮤직비디오를 통하여 미리 살펴본 'Gee'의 활동방향은 9명의 리틀 이효리라 볼 수 있었다. 'U-Go-Girl'과 비슷한 음악, 'U-Go-Girl' 때의 이효리와 비슷한 'Gee'의 의상이 이를 말해준다. 문제는 풋풋하고 발랄한 소녀적 감성과 대한민국 섹시 아이콘 이효리의 이미지는 그야말로 극과극이라는 사실이다. 물론 '소녀시대'가 잘 정제하여 이효리의 이미지를 차용하겠지만 그래도 'Gee' 활동으로 인하여 대중들의 인식속에서 '소녀시대' ▶ 이효리라는 이미지가 형성될 가능성이 높다. 박지윤의 경우를 통해서도 알 수 있겠지만, 대중들의 이미지 인식은 관성의 법칙에 따른다. 한번 순수에서 섹시로 넘어간 여가수가 아무리 노력해도 섹시에서 다시 순수로 넘어올 수 없다. 대중들은 순수에서 섹시로 넘어간 여가수가 다시 순수로 넘어오기 보다는 섹시로 끝장을 보길 원하고 정작 끝장에 다다르면 차갑게 버리곤 했다. 뿐만 아니라, '핑클'의 경우를 봐도 소녀적 감성을 내세우던 여자 아이돌 그룹이 성숙해지고 섹시해지면 더 이상 아이돌로서 활동방향을 모색하기가 힘들어진다. 

  
결국 '소녀시대-Gee'가 앞으로 선보이게 될 9명의 리틀 이효리 전략은 장기적으로 보았을 때 독이 든 성배라고 볼 수 있다. '원더걸스'에게 가진 비교우위를 집중 부각시켜 '소녀시대-Gee'의 성공과 더불어 벌어진 격차를 단숨에 따라잡을 수 있는 효과적인 전략인 것만은 확실하다. 그러나 이 전략이 성공하면 할수록 '소녀시대'는 풋풋한 감성의 소녀적 이미지와는 안녕을 고해야만 한다. 대중들은 보나마나 섹시 이미지 쪽으로 발을 들여놓은 '소녀시대'에게 계속 섹시쪽으로 나아가기를 요구할 것이며 십중팔구 끝장을 보려 들 것이다. 비록 크게 성공하긴 하지만 여성 아이돌 중에서 섹시로 넘어가서 생명력이 길었던 가수가 없다는 전례로 비추어 봤을 때 9명의 리틀 이효리 전략은 '소녀시대'가 가진 아이돌로서의 생명력을 갉아먹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 특히 'H.O.T'란 이름과 마찬가지로 '소녀시대'라는 이름을 가지고 있는 그룹에게는 더욱 치명적일 수밖에 없다. 하지만 주사위는 이미 던져졌고 뮤직비디오도 공개하고 첫방송을 앞두고 있는 이 때 전략을 수정하기란 어렵다. 따라서 '소녀시대'는 운영의 묘를 발휘하여 최대한 이미지 전환의 속도를 늦추는 방법 밖에 없다. 3집 정도에서 시도하였으면 좋았을 이미지 변신이 너무 일찍 시작되었기 때문이다. 어쨌든 대중들은 '소녀시대'가 앞으로 'Gee'의 활동을 함에 있어서 섹시 이미지 변신의 수위를 어느정도로 가져가냐에 따라서 '소녀시대'와 SM이 생각하고 있는 아이돌그룹으로서의 수명을 가늠해 볼 수 있을 것이다.  
 

Posted by 웅크린 감자